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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비 삭감에 일선 경찰들 ‘부글부글’…“내 돈 써야 하나? 활동 지장 받을 것”


입력 2022.10.01 14:54 수정 2022.10.01 15:03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올 3·4분기 수사비, 배정분보다 5% 감소

경찰청 “현장 목소리 동의하지만 국회가 수사비 삭감 지목”

경찰청 ⓒ데일리안 DB 경찰청 ⓒ데일리안 DB

경찰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일선 경찰서에 지급되는 수사비를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경찰 수사비는 범죄 수사 과정에서 집행하는 비용이다. 식비, 숙박비, 교통비, 정보원비, 위장거래금, 전문가 자문료, 수사재료비, 증거 수집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 3~4분기 전국 일선 경찰서에 지급된 수사비는 약 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애초 배정된 것보다 27억9700만원(4.8%) 줄어든 규모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정부예산 절감을 위해 경찰 예산을 삭감한 것이 수사비 삭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선에선 원활한 수사를 위해 꼭 필요한 비용으로 보지만, 사용 명목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예산 심의 때마다 ‘삭감 1순위’로 거론돼 왔다.


일선 경찰관들은 이번 수사비 삭감이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불합리한 조처라고 보고 있다. 수사비 부족이 전반적인 수사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 소속 수사관은 “수사비가 부족하면 적극적인 수사가 어려워진다. 외부 출장을 가거나 외근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 수사 활동이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경찰서 한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는 기존 수사비도 부족해 본청 예산 중 남는 예산을 추가 배정받아야 할 정도”라며 “이번에 수사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자비까지 써가며 수사해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예산편성권이 없는 경찰청으로선 이 같은 현장 분위기를 이해한다면서도 마땅히 대안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비를 삭감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현장 목소리에 동의한다”면서도 “국회에서 경찰 예산을 삭감할 때 수사비 등 특수활동비를 삭감하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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