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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99)] 이경준 “함성이 없으면 ‘킹키부츠’가 아니죠”


입력 2022.08.14 09:57 수정 2022.08.14 09:5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킹키부츠'서 해리 역 맡아

10월2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CJ ENM ⓒCJ ENM

소극장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2012)로 데뷔한 뮤지컬 배우 이경준은 벌써 10년째 무대를 지키고 있다. 현재는 지난달 20일부터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해리’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경준에게 ‘킹키부츠’는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 처음 섰던 무대가 ‘킹키부츠’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킹키부츠’는 지난 시즌(2020)년과 달리 제한됐던 관객들의 함성이 가능해졌다. 무대 위 배우와 관객들은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킹키부츠’를 더 ‘킹키부츠’답게 만들고 있다.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노래와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뮤지컬 학과에 들어가서 대학교에서 음악 수업만 되면 눈이 초롱초롱 했던 기억이 있네요.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실 막연하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 그게 음악이라고 느끼고 음악 관련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학교에서 공연도 해보고 연기도 배우면서 맡은 캐릭터에 고민하고 빠져들고 표현하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배우를 준비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경준 배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말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자기 관리’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공연이 올라가면 많게는 300번 정도 관객분들을 만나야 하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무대에 서는 배우도 장면에 집중해서 다 쏟아 내질 못하게 되고, 공연을 보시는 분들도 여느 때와 다른 감정 깊이와 감동을 받게 되겠죠. 그래서 항상 같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초와 지금, 스스로에게 가장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요?


데뷔 초에는 너무 잘 보이고 잘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그런 마음은 같지만, 요즘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다 준비되어 있으니 무대에 그냥 나를 던지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려고 노력해요. 예전엔 대사를 혹시 잊지는 않을지, 또 가사를 잊으면 어떻게 할지 걱정을 하다 무대에 오르곤 했죠.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다음 가사를 생각하고 있는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나고 나니 그런 순간들이 스스로 아쉬웠어요. 수백 번도 더 연습 했는데 말이에요. 지금은 제 자신을 더 믿고, 작품에 그리고 무대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슬럼프는 없었나요?


당연히 있었죠. 스스로에게 질문이 많아질 때 전 슬럼프가 왔었다고 느꼈어요. 27세 때였나, 제 자신에게 확신이 없어지는 순간이 왔어요, 갑자기 열심히 뛰던 이유를 잃어버려서 무대에서도, 오디션에서도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고요.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제 자신과 만나기를 했어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뭘 두려워하는지 등등.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나 자신이잖아요? 그런데 바쁘게 살다가 저도 모르게 스스로한테 소홀했던 것 같아서 혼자 여행도 많이 하고, 나와 대화를 많이 했던 것이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슬럼프를 이겨내 가며 많은 작품들에 출연하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킹키부츠’입니다. 실제로 슬럼프를 이겨낸 직후 ‘킹키부츠’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됐거든요.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 된 것 같아요. 극에서 주는 메시지 또한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고요.


-‘킹키부츠’는 2020년 사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출연인데요. 의미 있는 작품에 다시 참여하게 된 소감도 듣고 싶어요.


먼저 ‘킹키부츠’를 사랑하는 관객분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고, 작품을 보는 눈이 더 깊어져서 매 순간 공연이 새롭고 행복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나봅니다. “영원히 킹키하라!”(웃음)


-공연을 시작한지 벌써 보름이 지났어요. 전 시즌과 달리 이번엔 관객들의 환호와 함성이 가능하게 됐어요. 배우들도 커튼콜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시더라고요.


사실 저번 시즌 무대에서도 관객분들의 박수에 감동받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올해 ‘킹키부츠’에서 느낀 것이 있어요. 관객분들의 환호와 함성이 없는 ‘킹키부츠’는 ‘킹키부츠’가 아니라는 걸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CJ ENM ⓒCJ ENM

-극중 ‘해리’ 역을 맡고 계신데요. ‘해리’는 어떤 인물인가요?


‘해리’는 정말 자유분방한 친구입니다. 현실과 꿈을 자신의 삶에 같이 가져가는 친구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것처럼 자유분방한 현실주의자! 이게 바로 ‘해리’의 MBTI일 것 같은 느낌?(웃음)


-‘해리’는 ‘찰리’, 앙상블과 함께 넘버 ‘Take What You Got’를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이 씬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관련 에피소드도 있다면 전해주세요.


이번 ‘킹키부츠’에서는 ‘찰리’가 3명이에요. 3명의 다른 찰리들을 만날 때마다 다양한 느낌과 조금씩 다른 감정에 노래하고 대사할 수 있어서 공연 중에도 늘 새로운 것 같아요. 배우가 다르니 연기하는 ‘찰리’의 색도 달라서 매번 새로운 공간에 있는 느낌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넘버도 ‘Take What You Got’일까요?


네, 당연히 ‘Take What You Got’입니다. 하하.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제가 힘들 때 저 스스로에게 이야기기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냥 한번 해보는 거야!’


-무대에서 보여주는 ‘해리’의 모습을 통해 듣고 싶은 관객들의 반응이 있다면?


‘해리’가 전달하는 메시지 “시간은 흐르고 인생도 변해 가는 거야”처럼 그 씬을 보는 관객분들에게도 크든 작든 어떤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린 또 변하는 상황에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야”라는 응원과 희망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연습, 혹은 공연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코로나19로 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마스크 쓰고 연습해요. 늘 조심하면서 생활하고 여러 가지로 고생하셨죠. 남은 공연도 별 탈 없이 ‘킹키’하고 싶어요!


-이경준 배우가 생각하는 ‘킹키부츠’의 매력 포인트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킹키부츠’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연습할 때 음악을 듣고는 너무 신나서 온 몸을 가만두기 힘들었답니다.


-다음 시즌 ‘킹키부츠’에 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으신가요?


극 중 주인공인 ‘찰리’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하고 ‘찰리’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들이 많아요. 그만큼 표현하고 싶은 게 더 많은 캐릭터 인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연기를, 어떻게 보여줄지도 궁금해요.


관객들에게 많은 ‘울림’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평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도 있나요?


너무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최근에는 같이 공연하고 있는 최재림 형이 너무 멋져 보여요. 무대에서 여유 있고, 자유로운 모습이 항상 저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이경준 배우의 목표도 듣고 싶어요.


항상 진심으로 연기하고 노래하면서 관객분들을 만나는 배우 이경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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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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