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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세기 만에 외화채 '디폴트' 빠져…서방 대(對)러제재 여파


입력 2022.06.28 02:44 수정 2022.06.27 23:45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상징적 의미'의 디폴트

채권자 향후 조치 주목

서방이 인위적으로 만든

'상황'이라며 반박 나서기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뉴시스

미국과 서방의 제재 여파로 러시아가 1918년 이후 104년 만에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까지 미국 달러와 유로화로 된 1억달러(약 1286억원) 규모의 외화표시 국채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관련 이자 지급일은 애초 지난달 27일이었으나 상환 유예기간(30일)이 적용된 바 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이날(26일) 자정까지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결국 디폴트를 피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해외 채권자들에 대한 지불 루트를 폐쇄해온 서방의 강력한 대러 제재가 한 세기만에 러시아의 디폴트 정점을 찍게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경제적, 금융적, 정치적 '왕따'로 빠르게 변모하는 것을 보여주는 표시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룸버그는 러시아가 이미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으며 입은 경제적 피해를 감안한다면 이번 디폴트는 상징적 의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유로클리어가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입금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투자자들은 돈을 받지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앞서 유로클리어는 서방 제재로 러시아 국가예탁결제원(NSD)의 유로클리어 계좌와 자산이 동결돼 러시아의 금융상품 거래 청산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제재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디폴트 선언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일반적으로 공식적 디폴트 선언은 국제신용평가업체를 통해 이뤄지지만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국채는 평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이번 채권 증서에 따르면 미수 채권 보유자의 25%가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했음에 동의하면 '디폴트 사건(Event of Default)'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채권자들이 즉시 행동에 나설 필요가 없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행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청구권은 상환 만기일로부터 3년간 유효하기 때문에 시간은 채권자의 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는 디폴트 국면과 관련해 서방이 인위적으로 만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에 '디폴트'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위한 서방이 만든 인위적인 상황"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결고 디폴트일 수가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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