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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이재영·이다영 향한 불편한 관심, 누가 부추기나


입력 2021.10.21 15:31 수정 2021.10.21 17:0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쌍둥이 자매 그리스 도착하자마자 밝은 미소 되찾아

조회수 열 올린 일부 매체들, 이다영 데뷔전 집중 조명

고개 숙인 채 출국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 ⓒ 뉴시스 고개 숙인 채 출국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 ⓒ 뉴시스

고개를 숙인 채 한국을 떠났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그리스 도착 후 예전의 밝은 미소를 되찾았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17일 출국, 그리스에 입국하자마자 소속팀 PAOK 테살로니키의 환대를 받으며 데뷔전을 준비했고, 동생인 이다영이 먼저 출격을 명받았다.


PAOK 테살로니키는 이재영, 이다영 자매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구단 홈페이지는 물론 공식 SNS에는 이들의 입국 과정부터 훈련하는 모습까지 일거수일투족이 포착되어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내 배구팬들의 시선은 고울 리 만무하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2월 학폭 논란이 터진 뒤 자필 사과문과 공중파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제외하면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사과문은 게재 며칠 후 슬그머니 삭제가 됐고, 방송 인터뷰 역시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오며 후폭풍이 일기도 했다.


한국을 떠날 때까지 약 8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있었으나 이들의 진심 어린 사과는 끝내 공식 석상을 통해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출국 당일 입장을 내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그들은 입을 꾹 담은 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재영, 이다영 사진으로 도배된 PAOK 인스타그램. ⓒ PAOK 이재영, 이다영 사진으로 도배된 PAOK 인스타그램. ⓒ PAOK

성난 여론을 부추기는 일부 언론사들의 보도 역시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몇몇 매체들이 PAOK 테살로니키 구단이 던져주는 ‘떡밥’을 그대로 물어 앞 다퉈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많은 독자들이 이용하는 포탈 사이트에서도 V리그 소식보다 이들의 근황을 훨씬 보기 쉽게 노출하고 있다.


쌍둥이 자매를 해외파 선수로 분류해야하는지도 의문이다. 현재 야구의 류현진, 김하성, 축구의 손흥민, 김민재, 황의찬, 황의조, 배구의 김연경 등은 당당히 한국 국적을 앞세워 해외 리그서 활동 중인 선수들이다.


특출한 기량을 인정받아 보다 넓은 무대서 뛰고 있는 이들은 각자 영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임에 분명하며 활약상이 크게 조명 받아 마땅하다. 반면, 진출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를 저들과 동급으로 놓기에는 많은 무리수가 따른다.


독자들의 알 권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보도의 의도가 그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것인지 기자들 스스로 자문을 해야만 한다. 이번 이다영의 데뷔전을 면밀하게 분석한 보도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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