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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면 죽는다'…화천대유 게이트에 與 '강경론' 득세


입력 2021.09.29 14:04 수정 2021.09.29 14:0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국민의힘 게이트 주장, 거칠어지는 말

이재명 "김기현, 도적떼 수괴…위리안치"

당내 일각선 우려, 특검 수용 의견도

野, 민주당의 '김경수 트라우마' 의심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용민 최고위원이 긴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용민 최고위원이 긴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에 급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곽상도 의원 아들의 거액 퇴직금 등을 근거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몰아세우는 한편, 진상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이익 환수 법제화’를 주장하며 돌파를 시도 중이다. 당내 특검 수용과 차분한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강경론에 묻히는 형국이다.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송영길 대표는 “적반하장이라는 한자성어는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말”이라며 “최근 고발 사주 사건과 대장동 관련 사건에 국민의힘과 일부 관련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상도 의원의 아들 50억 퇴직금 사실을 미리 다 알고 있었음에도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화천대유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백드롭을 걸어 놓고 우리당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참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여야 합의로 곽 의원을 제명할 것으로 제안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설계한 이재명 후보의 말은 더욱 거칠어졌다. 앞서 제주지역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나선 이 후보는 “정치권과 토건세력이 야합해 개발 불로소득을 다 훔쳐 먹고 이를 막으려고 노력한 사람에게 왜 그것밖에 못 막았느냐고 하는 것”이라며 “(김기현 원내대표는) 후안무치한 도적떼의 수괴”라고 했다.


이날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 법제화’ 긴급 토론회에서는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집단은 국민의힘”이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권고사직에 더해 남극에 있는 섬에 위리안치 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위리안치는 중죄인을 오지로 귀향 보낸 뒤 가시 울타리를 둘러 가두는 조선시대 형벌이다.


유인태 "이재명 측근도 다 깨끗할지"…박용진 "잘했다면 수사에 합의해야"


당내에서도 이 같은 강경한 흐름을 걱정하는 시각이 없진 않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제도적 결함이 있다면 들여다봐야겠지만 그것은 진상규명이 되고 난 이후의 일”이라며 “냉정하게 수사를 지켜봐야 하는데, 대선 국면이라 너무 과열되는 것 같다. 만약 우리 쪽 인사가 연루된 게 나온다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말을 믿고 싶다”면서도 “측근이나 가까운 사람들까지 다 깨끗할 수 있을지...”라며 걱정스런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장동 의혹의 ‘키맨’으로 통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대해서는 “태도가 당당하지 못하다”며 “모든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 (의문)”이라고 했다.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도 이날 “이재명 후보가 막으려 했다던 부동산 개발 이익이 소수로 집중되고 일확천금을 겨냥한 온갖 불법과 반칙의 향연이 대장동에서 벌어진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와 관련해 적극적인 수사에 같이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특검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상민 의원은 “경찰, 검찰이 한다고 해도 종국적으로 특검으로 안 갈 수 없다”며 “(특검이) 들불처럼 의혹이 번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방책”이라고 했다. 다만 “저같이 생각하는 것은 (당내) 극소수 의견”이라며 실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진실을 가리기 위해 특검을 거부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당당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특검 수사를 통해 유죄가 확정된 것이 민주당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혹시 드루킹 특검의 쓰라린 기억 때문인가, 아니면 김경수 전 지사의 악몽 때문인가”라며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면서 특검을 거부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김 전 지사가 교도소에 가 있는데 민주당은 진실이 또 드러날까 봐 겁을 내는 것 같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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