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팔던 외인, 1조4387억 순매수
연말 소비시즌...반도체주 강세 전망
"당분간 이슈 부담 없는 중소형주"
9월 1~28일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중국 헝다 사태와 미국 증시 불확실성 등 대내외 리스크에도 외국인의 수급이 개선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주가가 큰 폭 하락했던 대형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연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승장 재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소형주의 상승 여력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667억원을 순매수했다. 11월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다. 앞으로 외국인이 3일간 매수 우위를 유지한다면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월간 순매수를 기록하게 된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4387억원을 사들였다. 이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4475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에서 1170원대 후반으로 오르는 등 원화 약세압력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반도체 ‘사자’가 지속된 것이다. 반도체 업종의 피크아웃에 대한 불안 심리가 완화되면서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외국인은 포스코(3269억원), 기아(2509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2241억원), SK이노베이션(2179억원), OCI(1413억원), 대한항공(1355억원), 한화솔루션(1051억원), 카카오뱅크(1013억원) 순으로 많이 샀다. 반도체·철강·자동차·바이오·에너지·항공 등 대형주 전반에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특히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삼성전자를 20조원 이상 내다판 외국인들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매수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66조9642억원이었다.
우호적인 환경이 뒷받침 되면서 반도체 업종이 연말 코스피 강세를 주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 수출 호조 역시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변수로 외국인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 외국인 순매수가 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코스피와 반도체 업종에서 낮아질 대로 낮아진 외국인 지분율과 4·4분기 글로벌 펀더멘털 동력이 외국인 수급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를 포함해 실적 대비 낙폭이 과도했던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달부터 3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중순 이후 3분기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관찰됐지만 코스피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반도체, IT 가전, 운송, 헬스케어 업종”이라고 짚었다.
다만 중소형 종목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중소형주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삼성전자를 제외한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대부분 정체되어 있다. 각종 규제와 헝다 이슈 등도 대형주의 상승 탄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2차전지를 중심으로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고 규제 이슈와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대형주와 달리 발목 잡힐 게 없어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해 당분간 시선은 중소형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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