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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관객들이 직접 투표…뮤지컬계에도 ‘오디션’ 열풍 불까


입력 2021.09.11 10:18 수정 2021.09.13 09:3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공정성·전문성 우려..전문심사위원 투표 합산으로 균형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가의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참가자들의 성장 드라마를 지켜보고, 경쟁이 주는 재미 그리고 시청자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투표 등의 요소가 시너지를 내면서다. 그런데 최근엔 뮤지컬계에서도 일반 대중의 투표로 무대에 올릴 작품을 선정하는 ‘뮤지컬 오디션’이 기획되고 있다.


ⓒ충무아트센터 ⓒ충무아트센터

충무아트센터는 이달 16일부터 ‘창작뮤지컬 어워드 넥스트’(NEXT) 경연작의 관객 심사위원단 모집을 시작한다. 앞서 쇼케이스 및 트라이아웃 공연 단계를 거친 작품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전문심사위원 6인이 총 3차례에 걸쳐 33팀 중 최종 4작품(경쟁 3작품, 비경쟁 1작품)을 선정했다. 여기서 최종적으로 선정될 우승작에 관객 심사위원의 투표가 반영된다.


아름다운 선율 위로 내달리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비밀을 간직한 세 인물이 바이칼로의 여행을 담은 ▲‘바이칼 로드 : 세 개의 시간’(작 김민정, 작곡 정원기/김지영), 2000년대 영국 록을 완전히 바꿔놓은 리버틴스. 그들의 충격적인 스토리와 음악을 재해석한 창작 뮤지컬 ▲‘보이즈 인 더 밴드’(작 김영주/배경희, 작곡 리버틴스), 주인공 로라가 드랙퀸 앨리스가 운영하는 콘셉트 스튜디오인 ‘앨리스 스튜디오’에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앨리스 스튜디오’(작 김지은, 작곡 정경인)가 경연을 펼칠 작품들이다.


기존에도 공연 창작자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 등의 지원 사업이 있었지만, 모두 내부적인 전문 심사위원을 꾸려 작품을 선정하고 지원을 하는 식이었다.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릴 작품에 투표를 하는 ‘오디션’ 개념을 도입한 건 이번 충무아트센터의 ‘넥스트’가 처음이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건, 그간 충무아트센터가 진행했던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사업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프로그램이 바탕이 됐다. 올해 7회째 이어오고 있는 이 사업을 통해 ‘난쟁이들’ ‘명동로망스’ ‘시데레우스’ 등의 작품이 창작 유통에 성공했고, 지난 2017년 진행된 시즌4 쇼케이스로 선보였던 ‘뱀파이어 아더’는 충무아트센터 레퍼토리로 개발돼 이듬해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했고, 올해 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해당 지원 사업에서도 관객들의 참여가 있었다. 쇼케이스에 참여한 관객들이 설문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의견을 더했다면, 이번 창작뮤지컬 오디션 ‘넥스트’에서는 관객 참여 비중을 높여 직접 작품에 투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즉, 이번 창작뮤지컬 오디션 ‘넥스트’는 ‘블랙앤블루’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충무아트센터 관계자는 “현존하는 뮤지컬 시상식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페스티벌처럼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념의 사업을 고민하다가 이번 ‘넥스트’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기존의 어워드는 배우들에게 상이 주어지고, 격려하는 시상식이라면 ‘넥스트’는 창작자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장으로 볼 수 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다만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시청자 투표로 인해 매번 논란이 불거졌던 전문성, 공정성은 이번 뮤지컬 오디션에서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특정 배우가 있는 작품에 표가 몰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내부적으로도 있었다”면서 “100% 관객 심사에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전문심사위원과 관계자 투표 점수, 그리고 관객들의 투표까지 합산해 우승작을 가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미 ‘블랙앤블루’ 사업을 통해 관객들이 설문에 참여해 선정된 작품들을 발전시켜 실제 무대에 올린 것처럼, 뮤지컬 관객들은 이미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일정 배우에 표가 몰리는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시 티켓파워라는 경쟁의 일부분으로 해석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뮤지컬에 ‘오디션’ 제도를 도입한 ‘넥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업계에서 이와 같은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성에 있어서는 고민이 필요하지만,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릴 작품에 투표한다면, 향후 공연될 작품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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