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역선택 방지는 국민 배제" 훈수
'원팀 어렵겠다' 野 내홍에 희희낙락
홍준표 지지율 상승도 내심 반색
송영길·김어준 등 '이이제이' 기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1일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국민선거인단 모집을 독려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신이 났다. 경선 룰을 놓고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사이 내홍이 깊어져서다. 룰을 둘러싼 갈등은 최종 결론이 나더라도 경쟁자의 승복을 받아 내기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은 특히 국민의힘 내 ‘역선택’ 논쟁에 적극 뛰어들며 즐기는 형국이다.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백혜련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역선택 논란으로 선관위원장 사퇴까지 거론되는 등 시끄러운데 반해 우리당 대선 경선은 매끄럽다”고 강조한 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향해 “윤석열 후보를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만들고 싶다면 우리당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 투쟁하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날 김영배 최고위원은 “홍준표 후보가 호남에서 국민의힘 다른 후보에 비해 다소 높은 지지를 얻자 윤석열·최재형 후보 측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라고 한다”며 “두 후보의 역선택 방지 주장은 국민을 배제한다는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우리 정치는 그동안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보장해 온 역사였다”며 “(역선택 배제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만 몰두해 정치의 주인인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정 계층이나 연령대를 배제하는 정치로는 결코 국민의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추미애 후보 지지 발언을 두고 “역선택”이라며 발끈했던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대선 경선 룰을 일찌감치 확정한 민주당은 전략적으로 우세한 지점에 있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의 고참 당직자는 “민주당은 고차 방정식의 내부 계파전은 물론이고 다른 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역사가 깊다”며 “디테일에서 룰의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노하우가 쌓여 있다. 경선 연기 문제도 예상하고 지난해 특별 당규로 만들어 놓지 않았느냐”고 했다.
홍준표의 칼로 윤석열 제거?…與 지지층 '홍크나이트' 칭하며 응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일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열린 공정개혁포럼 창립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무엇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춤하고, 홍준표 의원이 부상하는 것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홍 후보가 대선 본선에 오를 경우, 민주당 후보가 낙승할 것이란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이미 지난 대선부터 홍 의원을 ‘홍크나이트’로 칭하며 호의를 보였다. 홍크나이트란 홍준표와 다크나이트의 합성어로, 민주당을 위해 음지에서 악역을 맡고 있다는 의미다. ‘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의 줄임말인 ‘홍나땡’도 자주 인용되는 문구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홍 의원을 적극 띄워왔다. 스나이퍼 출신 홍 의원의 ‘독설’이 윤 전 총장을 무너뜨리거나, 적어도 이미지에 손상을 줄 것이라는 ‘이이제이’ 전략이었다. 최근 특별한 호재가 없음에도 홍 의원이 지지율 급등한 이면에는 민주당 지지층의 전략적 움직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월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뜬금없이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에 대해) 가장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검찰 후배이고 지난 여름에 무엇을 한지 다 알고 있는 분이 홍 의원”이라고 했었다.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인 언급은 삼간 채, 윤 전 총장의 저격수로 홍 의원을 갑작스레 지목한 셈이다.
친여 유튜버 김어준 씨는 “윤 전 총장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야당에서 봤을 때 홍 의원”이라고 공공연하게 민주당 지지층을 추동해왔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에 도전 중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 치열했던 과거 경선을 언급하며, 홍 의원을 “윤 전 총장의 천적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핵심 친문으로 통하는 고민정 의원까지 나서 “홍 의원을 굉장히 눈여겨보고 있다”며 “사이다 같은 측면도 있고, 최근 지지율을 보면 굉장히 의미 있는 변화들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제일 궁금하다”고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강경파 정청래 의원 역시 홍 의원 띄우기에 가담했다. 정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비판한 발언을 소개한 뒤 “타골 홍준표 선생의 윤석열에 대한 공격의 화살이 정확하게 과녁에 꽂혔다”며 “윤석열은 건재할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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