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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자영업자들 "산소 호흡기 떼고 있어…이제 눈물도 안나와"


입력 2021.07.14 05:15 수정 2021.07.14 08:14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주휴수당 의무화 포함 현 정부 들어 50% 최저임금 인상…언제 폐업할 지 시기만 보고 있어"

"4단계 격상, 사실상 봉쇄조치…정부가 백신 빨리 구해 오지 않고 재산권만 침해"

한산한 신촌 거리.ⓒ데일리안 한산한 신촌 거리.ⓒ데일리안

지난 12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새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2022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되자 자영업자들은 생존위기를 호소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18년째 서울 신촌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강모(54)씨는 "코로나 모임 금지 조치와 영업시간 제한에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80% 떨어졌고 대출도 한도까지 다 끌어다 쓰고 있다"며 "악으로 버티고 있는데 최저임금까지 인상하다니 자영업자들 죽으라고 산소 호흡기마저 떼는 것"라고 토로했다.


20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해온 채모(65)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80% 떨어졌다. 그는 "한 달에 수백만원의 임대료에 직원 월급을 주고 나면 적자"라며 "이제는 눈물도 안나오고 버티기 벅차다"고 호소했다. 강동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최저임금이 내년에 오르면 현재 있는 직원들의 고용 시간을 줄일 예정"이라며 "영국은 벌써 성인의 87%가 한 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했다던데 우리 정부는 왜 백신을 빨리 구해 오지 못하고 재산권만 침해하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히, 자영업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자신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35평(100㎡)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9)씨는 "매출은 감소했고,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는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 전망을 반영해서 올렸다"며 "언제 폐업할 지 시기만 보고 있고 거의 포기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백신은 부족한 상황에서 무조건 규제만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소상공인 10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긴급 실태조사'를 보면, 이미 37.4%의 소상공인은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껴 1인이나 가족경영 형태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5.7%의 소상공인들은 올해 월평균 수입이 200만원 미만에 그쳤다고 답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12일 밤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한 뒤 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12일 밤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한 뒤 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소공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휴 수당이 의무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들어 50%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이라면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발(發)' 한국 경제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은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사실상 봉쇄조치가 취해져 영업정지 및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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