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대부 안병직, ´선진화 기수´로

입력 2007.09.21 12:39  수정

뉴라이트재단 안 이사장, 한나라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에 선임

“전망없는 통일보다 내부 역량 강화에 주력할 때…선진화가 최선이다”

“선진화는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에서 산업화-민주화의 맥을 잇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통일도 중요하지만 김정일 독재체제가 지속하는 한 요원하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통일보다 내부의 역량을 응집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선진화에 전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뉴라이트재단 안병직 이사장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에 선임된 뉴라이트재단 안병직(72) 이사장은 21일 “한나라당이 ‘선진화’라는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함으로써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 이사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학자로서 선진화를 실현시키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선진화 세력과 통일우선 세력의 대결”이라고 규정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핵개발을 하는 이상 상당 기간 통일의 전망이 없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급한 ‘통일’을 논하기보다 선진화와 국제협력 확대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이사장은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게 정치”라며 “행복의 방향을 ‘선진화’에서 찾았는데 이명박 후보가 뉴라이트 재단과 기본적으로 같은 국정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이 후보의 집권에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안 이사장은 “그러나 이번 일이 내가 정치에 나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다만 정상적인 국정방향을 수립하는 데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뉴라이트 운동의 ´대부´로까지 일컬어지는 거물급 인사다.

그의 합류가 ‘인선’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은 뉴라이트 내부의 영향력과 학자로서의 위상 때문.

특히 안 이사장은 1965년부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김근태 유시민 정태인 등 현재 정치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안 이사장을 ‘평생의 스승’이라며 칭하며 각별한 인연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이사장의 한나라당 합류가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과거 경력에서 기인한다.

안 이사장의 출발점은 좌파. 그는 7,80년대 당시 대한민국을 ‘식민지 반봉건사회’로 규정하고 ‘한국은 식민지적 성격을 갖고 있고 자본주의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토지소유의 봉건적 성격은 그대로 잔존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한편 대학생이 노동운동에 앞장서야 한다는 깃발을 내걸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80년대 중반 북한의 몰락, 일본 도쿄대 교환교수 체험, 한국경제의 발전 등을 통해 좌에서 우로 ‘자발적 전향’을 했다.

안 이사장은 “소련·중국·북한 연구자들을 만나면서 ‘사회주의는 전혀 전망이 없다’고 깨닫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니 20세기 후반은 자본주의의 세기였다”며 ‘중진 자본주의론’을 내놓는다.

‘한국은 저개발국을 벗어나 중진 자본주의에 들어왔고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안 이사장의 이론이나 보수우파로 전향한 이후 ‘많은 사람을 잘못 지도한 죄인’이라는 그의 고백은 ‘참회’ 이상의 울림과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에 통계와 사료에 기초한 실증주의적 역사관을 강조하는 안 이사장의 논리는 기존의 통념과 대치되는 파격적인 것이 적지 않았다.

안 이사장이 정통보수에서는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오해를, 진보진영에서는 ‘변절자’로 비난받는 것도 이 때문.

특히 노무현 정권의 등장으로 낡은 좌파 세계관이 힘을 발휘하자 좌파에서 우파로 전환한 386들이 중심이 된 뉴라이트 운동을 이끌면서 진보진영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욕심이 없다’ 자기 이익을 챙기는 속물은 못 된다‘는 세간의 평가처럼 안 이사장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뉴라이트 운동을 이끌어 와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큰 나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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