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박지빈의 호연, 궁중 문화의 독창적 재현 찬사
이병훈식 ‘옛날 전문직 이야기’로 차별화 눈길
<태왕사신기>와 함께 MBC의 하반기 드라마 ‘투톱’으로 꼽히는 <이산>(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김근홍)이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 특별기획 <이산>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르네상스를 이끈 개혁군주이자, 역대 임금 중 가장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던 조선 22대 임금 정조 ‘이산’의 일대기를 다룬 화제작.
<허준>, <상도>, <대장금>, <서동요> 등을 연출하며 국내 사극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병훈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첫 방송에서 <이산>은 14.0%(TNS 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는 13.6%, 동시간대 강력한 경쟁작인 SBS <왕과 나>(연출 김재형) 감독이 25.6%의 높은 시청률을 올렸음을 감안할 때 첫 방송으로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산>은 첫 방송에서 ‘사극의 흥행공식’을 여실히 보여줬다. 초반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끌만한 빠르고 흡인력 있는 전개. 아역에서 중견에 이르는 신구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앙상블.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독특한 역사적 소재와 전문성의 복원에 이르기까지.
이산 1회에서는 정조 이산의 어린 시절을 통해 그에게 있어서 평생의 상처이자 정치적 굴레가 되는 아버지 사도세자(이창훈)와 할아버지 영조(이순재)간의 갈등을 그렸다.
보이지 않는 당쟁의 틈바구니에서 왕권을 지켜야한다는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폐서인하고 뒤주에 가두는 광기어린 모습과 함께, 한편으로는 정조 이산(박지빈)과 평생의 인연으로 얽혀지는 송연(이한나)-대수(권오민)의 어린 시절 첫 만남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최근 사극의 초반 흥행에 있어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태왕사신기>와 <왕과 나>에서 유승호, 심은경, 주민수, 박은빈 등이 있었다면, <이산>에는 단연 박지빈이 있다.
신분을 숨긴 채, 대수와 송연을 대하는 어린 이산의 능청스러운 연기 장면이나, 뒤주에 갇힌 아비인 사도세자에 대한 연민으로 오열하는 모습은 아역이라는 느낌을 넘어서 시청자들이 전율을 느낄 만큼 인상적이었다는 평가.
대수와 송연의 어린 역을 담당한 권오민과 이한나에 이르기까지, 나이답지 않은 당찬 연기력을 보여준 아역들과 어린 배우들의 역량을 이끌어낸 이병훈 감독의 연출력에 찬사가 쏟아졌다.
또한 이병훈 감독은 전작에서부터 사극이라는 시대 배경 속에서 상인이나 궁인들 같은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문직’ 드라마로 풀어내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장금>에 이어 또 한 번 당대의 궁중 문화와 특수 직업군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재현해낸 장면들도 <이산>에서 눈길을 끌었던 요소.
구혜선 목욕신(폐비 윤씨)이 화제가 된 경쟁작 <왕과 나>에서 그동안 편향적으로만 묘사되던 내시를 강력하고 남성적인 정치집단으로 그려내어 호평을 받았듯, <이산> 역시 당시 내시가 되기 위하여 거쳐야했던 절차, 조선 후기 궁중의 풍속과 의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 방송에서 명성에 걸맞는 화려한 출발을 보여준 <이산>은 앞으로 월화드라마 시장에서 <왕과 나>와 팽팽한 대결이 기대되고 있다. <대조영>, <태왕사신기>, <왕과 나> 등으로 하반기 방송가가 사극 전성시대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이산>이 앞으로 얼마나 뛰어난 완성도로 사극 마니아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기사]
☞ 잘 키운 아역스타…성인배우 안 부럽네
☞ 박지빈, “우는 연기? 내가 봐도 미스터리”
☞ 하반기 ‘사극 대전’…골라보는 재미
데일리안 문화미디어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