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돌아간 <무한도전>에 쏟아진 격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6.03 11:44  수정

기상 악천후, 조악한 완성도 불구,

살신성인 몸 개그와 프로정신에는 박수

MBC <무한도전>이 오랜만에 ‘3D’(Difficult, Dirty, Dangerous) 프로그램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2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모내기 특집‘에서 농촌을 방문해 여섯 맴버들의 장기자랑과 뒷담화 콩트, 달리기 시합 등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무한도전>은 바로 지난주 방송된 ‘하나마나-시즌2’나 ‘봉춘 서커스’ ‘도전 슈퍼모델’ 같은 미션에서 보듯, 리얼리티쇼와 시트콤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설정들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하고 무모한 도전 과제들을 수행해왔다.

별다른 게스트나 도전과제가 없었던 이날 방송의 내용은 사실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다. 농촌 특집이라는 배경이나 달리기 시합을 빙자한 몸 개그 대결 역시 이미 과거에 한 번 이상 선보였던 소재들. 오히려 뜻하지 않은 악천후로 인해 촬영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멤버들의 즉흥적인 개인기와 입담으로 시간 채우는 것에도 급급해 보였다.

그러나 방영 이후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의외로 팬들의 따뜻한 호평이 쏟아졌다. 옥에 티 하나에도 ‘까칠한’ 요즘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감안할 때, 방송 자체가 모험수준이라 할 만했던 이날 방영분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이례적인 반응.

엄밀히 말해 이날 <무한도전>은 ‘모내기 특집’이라기보다는 제작 현장을 그려내는 ‘메이킹 필름’에 더 가깝게 그려졌다. 계속된 비와 추운 날씨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촬영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여섯 멤버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이날의 포인트.

모두가 비로 흠뻑 젖은 상황에서도 한데 뒤엉켜 몸 개그를 펼치고, 흙탕물로 가득 찬 논두렁에서 뛰다가 구르는 등 여섯 멤버들이 온몸을 내던지는 ‘살신성인’의 프로정신은 코믹한 웃음 속에서도 뜻밖의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또한 웃고 떠드는 여섯 멤버들의 밝은 모습만이 아니라, 계속된 악천후로 예민해진 촬영장의 분위기. 어떻게든 방송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주변부에서 애쓰는 스텝들의 모습이나,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짜낸 게임으로 방영분을 채워야했던 열악한 상황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자막 등은, 약간은 친근한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이었음에도 성공을 거뒀다.

<무한도전>은 방영 초기부터 예능가의 대표적인 3D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그것은 기발하고 파격적인 도전 과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사소하고 우스꽝스러운 미션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프로그램의 도전정신 그 자체에 있었다.

오직 한 시간의 웃음을 만들기 위하여 열악한 상황에서도 10시간 넘는 촬영을 감수해야했던 이날의 제작현장은 별다른 미션이나 컨셉 없이도 그 자체가 <무한도전>의 정체성을 잘 살려내며 오랜만에 초창기의 모습으로 회귀한 듯했다는 평가다.

☞ 해외파 출신 연예인들, ´편견에 갇히다?´


데일리안 문화미디어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