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벌금형 전과…신약 청탁 의혹 수사 착수
조국·김태정 낙마 사례 재조명…기준 더 엄격해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정부 두 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음주운전 전과에 부정청탁 의혹 관련 형사 고발 사건까지 겹치며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다른 부처도 아닌 검찰·교정·출입국 등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총괄하는 법무부인 만큼 수장 후보자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역대 법무부 장관 가운데 재임 전후로 사법리스크가 직을 흔든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국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등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임명 35일 만에 물러났다. 이후 재판에 넘겨져 2024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으나 이재명 정부에서 사면·복권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공신으로 평가받는 김태정 전 장관은 1999년 취임 이후 15일 만에 이른바 '옷로비 사건' 등 여파로 낙마했다. 이후 내사자료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다만 확정된 전과를 가진 채 지명되고 여기에 형사 고발 사건까지 수사선상에 오른 경우는 역대 법무부 장관 및 후보자를 통틀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김승원 후보자를 겨냥해 "음주운전 전과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 임시정부 이래 대한민국 역사상 전과자 법무부 장관은 없었다는 기록이 깨진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2008년 7월4일 음주운전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6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같은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는데, 퇴직한 지 불과 5개월 만의 일이다.
이를 두고 김 후보자 측은 "음주운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라며 "당시 변호사로서 더욱 엄격하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깊이 반성하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별개로 김 후보자는 청탁 의혹으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후보자가 초선 국회의원이던 2021년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절차 신속 처리를 요청한 정황이 드러난 것.
검찰은 관련 의혹을 수사한 끝에 2024년 12월 김 후보자의 알선뇌물약속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양씨가 운영하던 유흥주점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김 후보자가 2013년 변호했던 이력까지 함께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8년 전부터 이어졌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에 브로커 양씨, 그리고 제넨셀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인재 부장판사와의 유착 정황까지 부각돼 논란은 법조 비리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022년 2월 김 후보자가 양씨, 정 부장판사와 사적 모임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2023년 12월 사기미수 혐의로 제넨셀 대표 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당시 담당 영장전담판사는 정 부장판사였다. 강씨는 이듬해 1월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한 뒤에야 다른 판사의 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이와 관련해 정 부장판사는 법원 공보관을 통해 "현재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강씨의 구속영장 청구 및 기각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 부장판사와 양씨를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경찰은 김 후보자에 대한 '신약 청탁 의혹' 고발장을 접수해 8일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각각 김 후보자를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한 바 있다.
법조계 및 정치권 일각에서는 법치주의 전반을 관장해야 할 법무부 수장 자리인 만큼 이번 사법리스크가 다른 부처 후보자보다 훨씬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인물이 형사사법 체계를 지휘하는 위치에 서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이해충돌이자 법무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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