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위해 용혜인 방어한다니…李대통령·민주당, 민심은 보나 [기자수첩-정치]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9.04 07:00  수정 2026.09.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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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겸직·가족정당·부동산 단타 논란 휩싸여

'공소 취소 강경파' 김승원 임명 위한 '미끼론' 확산

진보성향 정당도 龍에 A4용지 던지며 격렬히 반발

국민 역린 건드리고 해명?…정치 배제한 인선해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 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역린(逆鱗)'이라는 단어가 있다. 직역하면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이란 뜻으로, 왕(王)의 노여움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왕이 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주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국민'이다. 최근에 역린이란 단어가 붙는다는 건 국민들의 노여움이 극도로 치솟을 때를 의미한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태가 역린을 건드린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비례대표 의원직에서 물러나는 관행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정성'에 목이 마른 2030 세대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다.


청년들의 분노가 더 거세지는 건 용 후보자의 행동이 과거 자신이 꺼낸 발언들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용 후보자는 김현숙 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직에 연연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2022년 10월 국정감사)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쓴 것과 정반대다. 국고보조금을 위해 본인이 직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년들의 좌절감에 빠지게 할 '가족 정당' 이슈까지 붙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1월 자신의 배우자인 박기홍 씨를 기본소득당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이후 박 씨는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쳐왔고, 올해에는 당 전략기획부총장으로 근무하며 당비로 296만~307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지난 2021년 4월 경기 안산 소재 주택을 매수한 뒤 11개월 뒤인 2022년 3월 중국인에게 되팔아 시세 차익 2000만원을 얻은 단타 논란에도 휩싸였다. 용 후보자는 진심으로 이 행태들이 청문회 해명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인가.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진보성향 미래당 관계자들은 3일 오전 용 후보자의 출근길을 찾아 전단지를 던지며 "150만 청년이 일자리도 없이 힘들게 지내고 있는데 당 이익을 위해 겸직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점입가경이다.


국민들이 더 분노하는 지점은 용 후보자의 지명이 '공소 취소' 강성파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쏠릴 반발을 중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단 점이다.


앞서 이 대통령이 '물소떼 전략'을 언급하며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이한주 정책특보 임명 이슈를 덮은 사례가 있다. 이번에도 김 후보자 임명을 위해 용 후보자를 미끼로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한 선례를 직접 만든 셈이다.


국정은 누군가의 이슈로 다른 이슈를 덮기 위하는 식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 특히 수많은 공무원들을 이끌고 국가 행정을 이끌고 갈 장관 자리에 앉을 사람을 미끼로 쓰기 위해 지명했다는 건 진정으로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처사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물론, 우리에게도 골든타임"이라며 "꼭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효능감 있는 민주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하려면 지금 국민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듣는 게 먼저다.


이 대통령도 잘 생각해야 한다. 인사는 메시지다. 용혜인 논란이 덮고 있는 김승원 법무 장관 후보자의 지명이 공소 취소만큼은 절대 포기 못 한다는 독선으로 해석되지 않을지 재검토해야 한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적했듯, "용 후보자의 겸직 의지를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지명했다면 공범"이다. 진짜 현재 당·정·청이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면 민심을 듣고 정치 논리를 배제한 인선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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