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인, 신들린 퍼트 앞세워 2연패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도록”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30 18:03  수정 2026.08.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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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9개 몰아치며 최종일 8언더파, 2위와 3타 차

‘스윙 교정 진통’ 딛고 써닝포인트 여왕으로 우뚝

신다인. ⓒ KLPGA

‘행운의 우승’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완전히 떼어냈다. 신다인이 압도적인 퍼트 감각을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신다인은 30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신다인은 2위 박혜준(14언더파 274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원.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했던 신다인은 개인 통산 2승째를 거두며 자신의 첫 타이틀 방어까지 완성했다.


특히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신다인의 우승에는 극적인 행운이 따랐다. 1차 연장에서 날린 티샷이 카트 도로의 아스팔트에 떨어진 뒤 통통 튀며 계속 굴러갔고, 무려 407.9m를 이동하는 진기한 장면이 나왔다. 그렇게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첫 우승을 차지했던 신다인은 1년 뒤에는 오롯이 자신의 실력으로 같은 정상에 다시 섰다.


출발부터 매서웠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신다인은 1, 2번 홀을 파로 넘긴 뒤 3번 홀부터 본격적으로 타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3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가까이에 붙여 첫 버디를 낚은 뒤 4번 홀(파4)에서는 약 0.5m 버디 퍼트를 가볍게 성공시켰다.


5번 홀(파3)과 6번 홀(파4), 7번 홀(파4)에서도 연달아 버디가 나오면서 단숨에 5개 홀 연속 버디를 완성했다.


경기 초반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신다인은 8번 홀에서 파를 기록하며 숨을 골랐다. 하지만 전반 마지막 9번 홀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 수풀 쪽으로 향했고, 1벌타까지 받았다. 세 번째 샷마저 러프로 향하면서 위기는 더욱 커졌다. 결국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고, 약 10m 거리의 파 퍼트까지 놓치며 이날 첫 보기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2위와의 격차가 1타로 줄었다.


신다인. ⓒ KLPGA

하지만 신다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를 넘긴 뒤 다시 퍼트가 살아났다.


10번 홀(파4)에서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고, 11번 홀(파4)에서도 4.1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연속 버디로 다시 달아난 신다인은 15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고, 17번 홀(파4)에서는 무려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한 순간, 신다인은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이날 기록한 8언더파 64타는 우승을 결정짓기에 충분한 스코어였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 퍼트로 타수를 지켜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신다인 역시 우승 직후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퍼트를 꼽았다. 그는 “최근 퍼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중거리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느꼈는데, 이번 주에는 특히 오늘 중거리 퍼트가 정말 잘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써닝포인트와의 궁합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상에 오른 신다인은 “그린 라인이 내 눈에 잘 보이는 것 같다”며 자신에게 잘 맞는 코스라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도 분명했다. 신다인은 올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10~15m가량 늘었고, 전지훈련 기간 100m 이내 웨지 샷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그 결과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아졌고, 여기에 퍼트까지 살아나면서 두 번째 우승으로 연결됐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신다인에게 타이틀 방어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만 해도 ‘깜짝 우승’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본인 역시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


신다인은 “지난해 우승이 예상하지 못했던 우승으로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한 번만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었다”며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다인. ⓒ KLPGA

시즌 초반에는 연속 컷 탈락을 경험하며 스윙까지 바꾸려 했다. 지난해 ‘개성 있는 스윙’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오랫동안 안정적인 선수로 남기 위해 보다 보편적인 스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스윙을 바꾼 뒤 경기력이 오히려 떨어졌다. 결국 자신의 스윙을 만들어준 코치와 다시 이야기를 나눴고, 현재의 스윙에도 충분한 장점이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 이후 형태 자체를 바꾸기보다 자신의 스윙을 믿고 타이밍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번 대회에서 그 결실을 맺었다.


우승 경쟁이 이어지는 동안 긴장도 컸다. 신다인은 “오늘 경기 중간중간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호흡을 맞춘 캐디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편, 지난해 우승 부상으로 받은 차량을 아버지에게 선물해 화제를 모았던 신다인은 “올해 받은 차량은 약속대로 오빠에게 선물할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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