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팹 확장·군공항 이전 등 투자 현안 조율
재계 요청 '주52시간 예외'도 테이블에 오를 듯
美 반도체 투자압박 공동대응 방안 논의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월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이재명 대통령과 마주 앉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두 번째 총수 회동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조율되고 있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서밋을 계기로 재계 인사들과 접촉했던 이 대통령이 한 달여 만에 다시 국내외 기업인들과 잇달아 자리를 갖는 셈이다.
이날 회동은 저녁 식사를 겸해 비공개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발표된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3대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미국의 대미 투자 확대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 팹, 9기까지 늘어나나
이날 자리에서 가장 무게 있게 다뤄질 의제는 삼성전자의 국내 투자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에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짓는 데 800조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는데, 최근에는 이를 9기까지 늘리는 방안이 물밑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지난 14일 시의회 간담회에서 "한전과 반도체 전력 공급을 협의하면서 삼성전자에 물었더니 5기(삼성), 4기(SK) 등 9기로 정리되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팹 부지로 확정된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인허가, 팹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용수 인프라 확보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임기 내 완공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완공 시점을 일반산단 12년, 국가산단 8년으로 앞당기기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토지 수용 등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이 함께 거론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계 숙원 '52시간 예외'도 오를까
투자 얘기만 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메가특구특별법에 연구개발 인력을 주52시간 상한에서 제외하고,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도 늘려달라고 꾸준히 요구해왔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총수가 직접 대통령을 만나는 이 자리가 이런 근로시간 유연화 요청을 다시 한번 전달할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의 압박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콕 집어 미국 내 메모리 생산라인 확충을 공개 요구했다. 국내와 해외 투자 시기·규모를 동시에 저울질해야 하는 두 회사로서는 통상 문제가 안보 사안으로 번질 수 있는 예민한 국면이다.
삼성전자는 연말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1기 팹 가동, 연내 2기 착공을 계획하고 있지만 그 외 해외 증설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일본 등지에 팹을 추가로 지을지 검토 중이라고 이미 공식화한 상태여서 두 회사의 온도차도 이번 회동에서 짚어볼 대목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 회장을 만난 뒤 정의선 회장과도 자리를 갖고 전북 새만금 투자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9년까지 새만금에 9조원을 순차 투입해 AI·로봇·에너지를 아우르는 성장거점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전량 확보하며 피지컬AI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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