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증후군 잡는다…"기업 성장 맞춘 성과형 인센티브 필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8.26 12:00  수정 2026.08.26 12:00

대한상의, 생존지원 넘어 성장데이터·성과 중심 정책지원 필요

ROA 하위 1~3분위 지원 비중 35%…상위 8~10분위는 21.5%

창업 초기 '인내자본'·성장기 '맞춤지원'·성숙기 '성과연동' 지원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대한상공회의소

기업의 생존을 돕는 데 치우친 정책지원에서 벗어나 성장성과 효율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 성장단계에 따라 창업 초기에는 ‘인내자본’, 성장기에는 ‘맞춤형 지원’, 성숙기에는 ‘성과약정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산업연구원 박성근·이홍 박사가 작성한 ‘주요국의 성과기반 지원정책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보고서가 2018~2023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책자금은 상대적으로 ROA가 낮은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ROA 하위 1분위 기업의 정부지원금 비중은 10.7%, 2분위 12.0%, 3분위 12.3%였다.


반면 8분위는 8.8%, 9분위 7.6%, 10분위는 5.1%에 그쳤다. 하위 1~3분위 지원 비중은 35.0%로 상위 8~10분위의 21.5%보다 높았다. ROA는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한상의는 “한계기업의 생존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성과 효율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부가가치 창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에도 월드클래스 플러스,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 등 성장 지원정책이 있지만 성장데이터 관리와 사후평가, 기업별 맞춤형 전담지원 등을 추가해 정책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창업 초기에는 실패 위험을 정부가 함께 부담하는 ‘인내자본’을 제안했다. 이스라엘의 ‘성공연동형 R&D 보조금’은 매출의 3~5%를 로열티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실패하거나 매출이 없으면 상환 부담이 없다. Saul Lach(2002)의 연구에서는 정부 R&D 지원금 1달러가 기업의 총 R&D 지출을 1.41달러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성장기 기업에는 규제, 해외진출, 투자유치 등을 돕는 전담 매니저를 배정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프랑스 ‘Tech Next 40/120’은 성장성과 투자유치 등을 기준으로 기업을 선별해 전담 매니저를 지원하고, 영국 ‘Innovate UK Scale-up Programme’도 고성장 혁신기업에 스케일업 전담인력을 배정하고 있다.


성숙기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California Competes Tax Credit(CCTC)’처럼 성과 달성을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업이 일자리, 임금, 투자 등의 목표를 주정부와 약정하고 이를 달성해야 세액공제 등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연구 결과 약정된 일자리 1개당 해당 지역 전체 근로자 수가 약 2.5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한계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성장기업과 효율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며 “기업의 ‘성장금자탑’을 통해 성장을 억제하는 피터팬증후군을 끊어내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빠르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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