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서도 '보완수사권 폐지' 따른 수사 공백 우려
野 "안전장치부터 마련했어야" 정부·여당 직격
23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 인근에서 경찰 인력이 지난 5월 실종신고가 최초 접수된 장미란(37)씨를 찾기 위해 갯바위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경찰의 실종 수사 부실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는 국면에서 경찰 수사의 허점이 연이어 드러나자 여당 내에서도 보완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야당은 수사기관 간 견제 장치를 없앤 정부·여당에 책임이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경찰의 실종 수사 부실 논란과 관련해 "추후에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책들을 하나하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대신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등 7대 사회적 약자 범죄에 한해 전건 송치를 도입하는 후속 입법을 보완책으로 준비하고 있다.
다만 장윤기 사건에 이어 장미란씨 실종 사건에서도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내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과연 경찰은 수사권을 전적으로 책임지면서 사건을 종결 처리할 역량과 도덕성, 법률 전문성을 갖고 있느냐"며 "국민들의 불안감은 이 사건으로 더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검경의 역할에 지나치게 벽이 생겨 오히려 원활한 협력과 관여가 안 된다면 그 사건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겠느냐"며 "그리되면 도대체 누굴 위한 개혁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강득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경찰이 실종신고 자체를 자체적으로 종결·삭제한 과정을 포함해 수사의 시작부터 종결까지 절차가 과연 적절했는지, 놓친 부분은 없었는지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찰 수사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했던 정부·여당에 책임을 물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경찰관 한 사람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수사기관 역시 견제받아야 할 국가기관이다.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이나 권한 남용이 발생하면 이를 바로잡을 검증 장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이재명 정권은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을 순식간에 폐지하고, 이를 뒷받침할 보완 입법마저 부실하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며 "결국 수사기관의 다양성과 상호 견제 장치를 없애고, 국민에게 경찰만 '믿어달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벌써부터 경찰 내부의 잘못을 경찰이 '셀프 수사'하고 결론을 내리는 폐단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은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수사 시스템과 수사기관 간 견제 장치의 붕괴를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경찰의 수사 권한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견제와 책임의 장치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도 장윤기 사건에 이어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 문제를 제기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두 사건은 경찰 수사에 오류나 비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누가 교차검증하고 바로잡을 것인지 묻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주 사건으로 보완수사권 공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자 민주당은 이제 국민들의 우려가 없도록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순서가 거꾸로 됐다. 국민의 생명과 인권이 걸린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려면 수사 공백과 부실수사를 막을 안전장치부터 마련했어야 한다"고 꾸짖었다.
이어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을 때 누가 다시 들여다보느냐. 경찰이 사실과 다른 보고를 했을 때 누가 검증하느냐. 경찰이 사건을 부실하게 종결했을 때 피해자와 가족에게는 어떤 실질적인 구제수단이 있느냐"고 강하게 물었다.
또 "수사기관 개혁의 목적은 검찰의 힘을 빼는 것도, 경찰의 힘을 키우는 것도 아니다"라며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국민의 생명과 인권이 걸린 형사사법체계는 시행착오를 해보고 나중에 고칠 수 있는 실험장이 아니다"라며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 경찰 수사의 오류와 비위를 누가,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민주당은 지금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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