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부동산·산업·정치 총력전에도 지지율 최저치 왜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8.23 06:00  수정 2026.08.23 06:00

13~20일 부동산·SEED·화합만찬 총동원

대책 전·후 여론조사 보니 부정평가 여전

국정지지율은 되레 취임 후 최저치로

전문가 "결정적 요인은 여권 핵분열"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대책 발표와 산업 비전 제시, 여권 내부 화합 행보 등 일주일간 파상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국정 지지율은 오히려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잇단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여론의 냉소와 여권 내부의 치열한 계파 갈등이 중도층 이탈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8·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10~12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로 '잘하고 있다'(34%)를 앞섰다.


12일 청와대에서는 7대 SEED 보고회가 열려 산업 비전이 제시됐고, 13일에는 부동산 공급대책이 발표됐다. 14일에는 한성숙 국무총리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과 만나 SMR 협력을 논의했다. 같은 기간 여당은 전당대회 계파전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민주당 순회경선에서는 최고위원 후보들이 친명·친청 계파로 갈려 정면충돌했고, 17일 김민석 대표가 선출됐다.


다만 최고위원 5석 중 3석을 친청계가 차지하면서 당권과 최고위 권력구도가 엇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19일 청와대는 김민석·정청래·송영길·한병도를 초청해 화합 만찬을 열고 "당정청은 운명 공동체"라는 메시지를 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8·13대책 발표 이후인 18~19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42.8%로 직전 조사보다 5.0%p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7%p 오른 52.5%로, 긍정·부정 격차는 9.7%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1.8%로 '효과가 있을 것'(25.4%)의 두 배를 웃돌았다. 두 조사 모두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대책 발표 전후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여전히 미진하거나 속도를 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정책 집행 속도에 대한 자기 진단을 내놨다. 특정 정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8·13 공급대책이 발표 일주일 만에 절반 넘는 국민에게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시점과 겹친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여권 내부 갈등을 지목했다. 최 원장은 "원래 대통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향세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여권의 핵분열"이라며 "여권 핵심부가 서로 갈등하고 투쟁을 벌인 게 지지율을 단기간에 빨리 끌어내리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10주째인데, 지금 하강 곡선이 본격화된 시점이 계파 투쟁이 본격화된 시점과 겹친다"며 "여권 실세들끼리 싸우고 대통령이 거기 휘말려 있으면 국민들, 특히 중도층이 불안감을 느끼고 뒤로 빠지게 된다"고 짚었다.


최 원장은 "17일 전당대회가 끝나면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화합하고 민생경제에 집중하느냐, 계속 분열상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상승세와 하락세가 갈리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봤으나 그 예감이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하락세의 결정적 이유는 여권 내부 권력투쟁이고, 거기에 부동산 민심까지 겹치면서 중도층이 확 떨어져 나온 것"이라고 정리했다.


다만 최 원장은 반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다음 주 투자 부분이 좀 빨리 가라앉고, 부동산 공급 확대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다시 반전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정치 영역에서 탈피해 경제 영역에서 계속 움직이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줘야 상승세를 탈 여건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부동산도 세제개편보다는 주택 공급 확대가 진전되면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국민'은 주로 중도층을 지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은 조금 가라앉은 것 같다. 공급 확대 문제가 나올 때마다 서울시와 티격태격하는 게 변수"라며 "지금 중도층은 계속 관망하는 상태다. 정당 지지도도, 대통령 긍정·부정 평가도 팽팽한 균형 상태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일주일 정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당청 소통 일정을 이어간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이 대통령은 28일 민주당 의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27일 인천에서 워크숍을 가진 뒤 해당 일정이 끝나는 대로 청와대로 이동한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5일에도 김민석 대표 등 신임 당 지도부와 별도 만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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