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측 '전화방' 의혹 제기…전진숙 "정치공작" 반발
김관영 제명 놓고 현직 최고위원들 엇갈린 주장
최고위원 5위 초접전…차기 지도부 계파 구도 변수
정청래(왼쪽부터)·송영길·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판으로 접어들며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신천지의 경선 개입 의혹을 시작으로 과거 공천 책임과 후보 간 '거짓말' 공방, 최고위원 후보 간 보좌진 '갑질' 의혹에 이어 결국 형사고발전까지 벌어졌다.
당내 갈등을 조율할 최고위원회의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도 공방은 잦아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현직 최고위원들까지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가 하면 과거 지도부 결정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새 지도부가 떠안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후보 측은 광주 북구을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김민석 후보를 위한 불법 전화방이 운영되고 경선 운동원에게 금품 제공이 약속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전진숙 의원을 당 선관위와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정 후보 측이 공개한 녹취에는 자원봉사자가 사무실에서 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며 '일당'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형 함정취조를 감행한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문제의 청년은 개인 휴대전화로 자발적 선거운동을 한 자원봉사자일 뿐이며, 오히려 정 후보 측 인사들이 먼저 전화를 걸어 불법 전화방 여부에 대한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전 의원은 관련자들에 대한 윤리감찰과 제명을 요구하며 "허위사실 유포 및 무고죄 고발을 포함해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예고했다.
정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발적 봉사활동이라면 전화를 한 당원 명부가 있을 것 아니냐"며 "본인이 가져왔나, 아니면 누구에게 받았나 궁금하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김 후보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을 거론하며 신천지의 경선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자 정 후보 측이 반발했고, 공방은 김관영 전 전북지사 제명 책임과 이언주 전 최고위원 텔레그램 논란으로 번졌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김용·이성윤 후보가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충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선관위 보고 여부에 "따로 없었다"고 했고, 14일 공개 최고위 개최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의 후에는 김관영 전 지사 제명 당시 표결 방식을 두고 박규환·황명선 최고위원이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박 최고위원은 만장일치였다고 한 반면, 황 최고위원은 "쉽게 동의된 것은 아니었다"며 강득구 최고위원이 반대했다고 기억한다고 말했다.
현직 최고위원 후보들도 당권전에 가세했다. 최민희 후보는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서 "김 후보 측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직격했고, 한민수·이성윤 후보도 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최고위원 5위를 놓고 김용·이성윤 후보가 3207표 차로 경합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친명·친청 구도가 갈릴 전망이다.
한편 후보들은 전대 후 갈등이 정리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감정적인 문제는 다음 날이면 풀린다"고 했고, 송영길 후보도 "결정되면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도 "통 크게 지금까지 정치를 해왔고 사적인 감정에 빠지지도 않았다"며 "(당대표가 된다면) 선당후사, 대승적 차원에서 김 후보를 품어안겠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는 다른 진단을 내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서로 고소·고발하고 이런 것도 처음"이라며 "전대가 끝난 뒤에도 후유증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당을 깨자는 것은 아닌데 행동은 당을 깨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당대표로 당선된 사람이 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친명·친청 갈등이 실제로 나중에 당을 운영하는 데 굉장한 부담을 줄 것"이라며 "툭하면 시비가 붙고 다툼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당대표가 되는 사람이 포용한다면 고소·고발도 취하하고 수습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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