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수렁'에 폭발한 트럼프…외교 걷어차고 ‘피의 보복’ 선언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24 23:57  수정 2026.07.25 08:06

"이란, 깡패·미치광이들…힘의 대화만 이해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기화하는 이란 전쟁에 극심한 피로감을 드러내며 외교보다 군사적 보복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지지율 하락과 유가 상승, 미군 전사자 증가까지 겹치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복수 모드'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이란 지도부를 향해 욕설을 섞어가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이란 지도부를 "깡패",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문에 "대통령은 이제 외교보다 보복에 집중하는 '복수 모드'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수주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전쟁이 5개월째 이어지자 협상에 대한 신뢰를 사실상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이어지고 이란의 지원 아래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이란은 힘만 이해한다"는 인식이 백악관 내부에서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중동에 추가 병력과 항공전력을 배치하며 군사 압박을 확대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는 정치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으며 휘발유 가격이 상승했고, 미군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여론도 악화됐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사이에서 "이란 전쟁이 대통령 임기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강경 노선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교 해법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는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는 결의안이 다시 통과되는 등 전쟁 장기화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협상보다 무력에 무게를 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지, 아니면 중동 분쟁을 한층 더 격화시킬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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