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불참 장관 2인 심의권 침해 여부
1·2심 유무죄 엇갈려 상고심 쟁점 떠올라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체포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보고 있다. 2026.04.29.ⓒ뉴시스
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강제수사를 방해하고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부 최종 판단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비상계엄 선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대통령 직권남용의 한계를 가늠할 대법원 결정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오는 9일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선고 과정은 조은석 특별검사팀 요청에 따라 대법원 자체 장비로 촬영되는 영상이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 선고공판 생중계는 사상 처음이다.
이번 상고심 최대 관건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부분으로 꼽힌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인의 심의권이 침해됐는지다. 1심부터 이 부분은 유죄로 판단이 같았다.
다만 통지는 받았지만 뒤늦게 도착해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2인,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부분에 이목이 쏠린다.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소집 방식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고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봤다.
반면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사실상 참석이 불가능한 시점의 통지 자체가 절차적 하자라며 판단을 뒤집었다. 계엄 선포 후 외신에 허위 공보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역시 1심에서는 담당 비서관에게 허위 여부를 검증할 의무가 없다며 무죄로 봤지만, 2심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근거로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이 두 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형량은 1심 징역 5년에서 2심 징역 7년으로 늘었다.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 시행에 따라 서울고법에 설치된 내란전담재판부의 첫 선고이기도 했다. 조은석 특검은 1·2심 모두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2심은 국무회의를 단순 심의기관으로 보면서도, 개별 국무위원이 회의에 참석해 의안을 심의할 지위는 법령상 보호되는 구체적 이익에 해당한다고 봤다. 비상계엄이라는 긴급 상황도 이 절차적 하자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6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가전매장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1.16.ⓒ뉴시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부터 이 부분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국무회의는 대통령을 구속하지 않는 심의기관에 불과하고 국무위원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지위일 뿐이어서, 형법 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보호하는 '권리'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의사정족수(11명)를 채운 상태에서 회의가 적법하게 열려 실질적 심의가 이뤄진 이상 '권리행사 방해 결과'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대법원이 이 두 지점, 즉 심의권의 법적 성격과 결과 발생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형이 그대로 확정될지 파기환송될지가 갈린다.
계엄 선포문을 사후 작성해 보관한 부분(허위공문서행사)은 1·2심 모두 무죄로 판단이 같았는데, 특검이 "대통령실 보관 자체가 대통령기록물 효용에 부합한다"며 상고했다. 대통령실에 문서를 보관한 것 자체가 대통령기록물의 효용에 부합하는 사용이라는 점을 원심이 간과했다는 취지에서다. 관련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항소심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경호처 차장에게 비화폰 관련 "조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직권남용교사),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경호처로 저지한 부분(특수공무집행방해·범인도피교사) 등은 1·2심 모두 유죄로 판단이 일치했고,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 수사권 범위와 지시의 특정성 등을 문제 삼아 상고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에 따르면 상고 이유는 원칙적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위반, 즉 법리오해로 제한된다. 하급심의 사실관계 인정이 잘못됐다거나 형량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원칙적으로 상고 이유가 되지 않는다. 다만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 예외적으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도 다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2심 선고형은 징역 7년으로 이 기준에 못 미쳐, 이번 상고심에서는 오직 법리오해 여부만 심리 대상이 된다. 국무위원 심의권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문제도 사실관계가 아닌 법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고심에서 정면으로 다퉈질 수 있는 것.
대법원이 2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면 징역 7년이 확정된다. 다만 여러 혐의가 경합범으로 묶여 하나의 형으로 선고된 만큼, 쟁점 하나라도 판단이 달라지면 판결 전체가 파기돼 서울고법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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