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가 1천조 쏟아붓자 '빅쇼트'가 움직였다…"한국발 반도체 투자, 끝의 시작"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02 15:11  수정 2026.07.02 16:18

"오늘 랠리 원인은 한국발 대규모 투자…끝의 시작으로 봐"

캐터필러 생애 첫 공매도...SOXX 만기·행사가도 상향 조정

마이클 버리 사이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 AFP/연합뉴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반도체 랠리에 다시 공매도 베팅을 확대했다. 캐터필러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약세 포지션을 잡았다.


CNBC·월스트리트저널(WSJ)·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버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서브스택 뉴스레터 'Cassandra Unchained'에 올린 '트레이딩 포스트' 게시물에서 엔비디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테슬라, 캐터필러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SOXX(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에 대한 신규 약세 포지션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198.09달러,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729.40달러, SOXX는 642.80달러에 각각 숏 포지션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 중 캐터필러 숏이 눈에 띈다. 버리는 "캐터필러를 공매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까지는 항상 롱 포지션으로 나에게 좋은 수익을 안겨준 종목"이라며 1060.98달러에 처음으로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캐터필러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86% 상승했고, 최근 1년간 약 167% 급등했다.


그는 "숏을 잡은 게 나 스스로도 다소 충격적이지만, 이는 실제 사업이 뒷받침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의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매출비율(PSR)이 최근 30년래 최고 수준까지 오른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버리는 반도체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200일 이동평균 대비 약 65% 위에서 거래되고 있고, 이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엔비디아를 제외하더라도 SOXX의 주가매출비율(PSR)이 16배를 넘는다고 지적하며 "SOXX 자체가 지수 형태로 나타난 순수한 고평가"라고 말했다.


한국발 반도체 투자에 대한 언급은 두 갈래로 나뉜다. 버리는 "오늘 랠리의 직접적 원인은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라며 "나는 그것을 '끝의 시작'으로 본다. 이제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는데, 이 발언에서는 기업명을 특정하지 않았다.


반면 같은 게시물의 다른 코멘트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이미 포물선형으로 급등한(parabolic) 반도체 장비주를 한층 더 과열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두 회사를 직접 거명했다.


버리는 SOXX 풋옵션의 만기를 기존 2027년 1월에서 3월로 연장하는 동시에, 행사가도 기존 저·중 300달러대에서 저·중 400달러대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변동성 가격에 듀레이션(만기)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버리의 경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의 2027년까지 주가 급락을 예상하는 베팅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순환금융(circular financing) 구조가 닷컴버블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팔란티어에 대해서는 정부 계약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들은 당시 엔비디아 측의 반박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다만 과거 엔비디아 공매도 사례에서는 예상보다 주가가 강세를 이어간 기간도 있었다. 버리의 경고가 곧바로 시장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