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점 보안감점에 갈린 KDDX…한화오션, 후속함 경쟁도 '유리한 고지'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7.02 14:58  수정 2026.07.02 14:58

HD현대중공업, 기술평가 앞서고도 총점서 역전

선도함 확보한 한화오션, 후속함 구도서 우위 전망

한화오션의 KDDX 조감도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평가에서 한화오션을 앞서고도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따른 보안감점 1.2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화오션이 선도함 단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향후 후속함 5척 건조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2일 공시를 통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향후 계약 금액, 기간 등 세부 조건을 협상한 뒤 방사청과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KDDX는 해군의 노후 구축함을 대체할 차기 구축함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이다.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첫 국산 이지스급 함정 사업으로 총 6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7조8000억원이다. 이번 선도함 이후에는 나머지 후속함 5척 건조가 이어진다.


이번 수주전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양자 경쟁으로 진행됐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추진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그동안 군 함정 사업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확보한 설계 이해도와 사업 연속성이 실제 건조 단계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KDDX 역시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선도함까지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으로부터 보안감점 1.2점을 적용받으면서 결과가 뒤집혔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평가에서 한화오션보다 0.6425점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보안감점 1.2점이 반영되면서 총점은 93.3675점에 그쳤다. 한화오션은 93.9542점을 받아 HD현대중공업을 0.5867점 차로 앞섰다.


HD현대중공업은 평가 과정에서 적용된 보안감점이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방사청은 제안서 평가 결과에 이상이 없음을 최종 확인하고 전날 관련 검토 결과를 양사에 회신했다. 이에 따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도 마무리됐다.


업계의 관심은 이제 후속함으로 옮겨가고 있다. 선도함은 한화오션이 건조하지만 후속함 5척까지 한화오션에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은 기업이 설계 연속성과 초기 건조 경험을 확보하는 만큼 향후 후속함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KDDX는 국내 특수선 시장의 주도권과도 맞닿아 있다. 선도함 건조 과정에서 확보한 전투체계, 레이더, 추진체계 등 주요 장비 통합 경험은 후속함과 향후 유사 함정 사업 경쟁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한화오션으로서는 개념설계 이후 다시 KDDX 핵심 단계에 참여하게 되면서 특수선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다만 KDDX를 둘러싼 양사 경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보안감점 연장 적용을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 후속함 발주 방식과 일정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선도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한화오션이 먼저 고지를 점했지만, 후속함 사업을 둘러싼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향후 방사청과의 협상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와 협상에 성실히 임해 사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법원에서 (보안감점 관련) 항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선도함은 후속함 건조의 큰 틀이 되는 사업인 만큼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경험을 확보한 업체가 후속함 경쟁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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