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서 냉온탕 오간 김민규…마침내 찾아온 ‘반격의 시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5.20 14:28  수정 2026.05.20 14:28

LIV 골프 멕시코 대회서 개인 최고 22위

2번의 우승 경험한 한국 오픈 출격

올 시즌 LIV 골프서 뛰고 있는 김민규. ⓒ 대한골프협회

대한민국 남자 골프의 ‘젊은 피’ 김민규(25·코리안 골프클럽)가 ‘약속의 땅’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김민규는 21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올리는 대한골프협회(KGA)·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올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초호화 무대 ‘LIV 골프’로 전격 이적하며 안병훈, 송영한 등과 함께 새로 창설된 ‘코리안 골프클럽’의 멤버로 합류한 김민규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몸 담고 있는 LIV 골프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견고했다.


실제로 올 시즌 김민규의 LIV 골프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즌 초반 대회가 열린 호주 등에서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며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2월 호주 대회에서 거둔 공동 32위가 한동안 그의 시즌 최고 성적이었을 만큼, 톱랭커들과의 샷 대결에서 정교함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하지만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적응을 마친 김민규는 지난 4월 말 메이저 대회급 코스로 악명 높은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차풀테펙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멕시코시티 대회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를 적어내며 공동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LIV 진출 이후 처음으로 ‘톱 30’ 진입에 성공하며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한 것.


문제는 꾸준함이다. 직후 열린 LIV 골프 버지니아 대회에서는 최종 라운드에서 78타로 크게 흔들리는 등 최종 합계 10오버파 298타, 56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처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샷 흐름 속에서 김민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멘탈과 ‘이기는 법’을 다시금 몸에 각인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그 최적의 무대가 바로 이번 주 개최되는 한국오픈이다.


김민규는 지난 2022년 한국오픈에서 조민규와의 혈투 끝에 생애 첫 내셔널 타이틀을 따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2년 뒤인 2024년에도 다시 한번 우정힐스의 까다로운 코스를 완벽하게 공략하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민규는 우정힐스 코스에서 두 차례 우승 경험이 있다. ⓒ 대한골프협회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은 매년 깊은 러프와 딱딱하고 빠른 그린, 정교한 코스 매니지먼트를 요구하는 ‘선수들의 무덤’으로 통한다. 웬만한 정교함과 두둑한 배짱이 아니고서는 언더파 스코어를 유지하기조차 힘든 이곳에서 김민규는 2승을 수확했다. 코스의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는 것은 물론, 우정힐스 특유의 압박감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확실한 ‘승리 공식’이 있다는 방증이다.


김민규는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홈 코스의 이점’과 ‘정신적 안정감’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매주 낯선 국가와 코스에서 시차와 싸우며 경쟁을 벌이던 해외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을 연호하는 국내 갤러리들 앞에서 플레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샷의 영점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멕시코 대회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버디 양산 능력이 우정힐스의 익숙함과 결합한다면, 올 시즌 침체했던 흐름을 단번에 뒤집는 반등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1라운드 조 편성을 살펴보면, 김민규는 역대 우승자들인 미국 교포 한승수(2023년 우승), 호주 교포 이준석(2021년 우승)과 한 조에 묶였다. 말 그대로 최근 5년 이내 한국오픈을 지배했던 챔피언 3인이 1라운드부터 정면충돌하는 ‘챔피언스 매치’다.


김민규에게 이번 한국오픈은 단순한 국내 나들이가 아니다. LIV 골프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샷 감을 재점검하고, ‘우승 DNA’를 다시 깨워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험대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천안 우정힐스에서 완벽하게 부활한다면, 하반기 LIV 골프 잔여 시즌을 대하는 그의 발걸음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