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최종 조율 돌입…21일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
법원, 웨이퍼 보호·설비 유지 조건 건 가처분 일부 인용
소액주주들 "파업보다 성과급 제도화가 더 위험" 강조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연합뉴스
오는 21일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첫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협상은 19일로 넘어갔다.
같은 날 법원은 노조 파업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고, 소액주주들은 "파업이 나더라도 성과급 제도화는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은 어렵다"…19일로 넘어간 마지막 협상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중 조정안 도출은 어렵다"며 "(오늘) 오후 7시까지 하고, 내일 오전 10시에 다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전에 양측 기본 입장을 들었고, 오후엔 각자 안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조율은 그 이후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견이 좁혀졌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과 새로 교체된 사측 대표교섭위원 여명구 DS 피플팀장 부사장이 참석했다. 박 위원장이 단독 조정위원으로 직접 회의를 주관했다.
핵심 쟁점은 여전히 성과급 구조다. 노조는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재원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업계 1위 달성 시 특별 포상으로 최고 수준의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의 제도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선을 지키고 있다.
앞서 지난 11~13일 이틀간 마라톤 1차 사후조정을 벌였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노사가 주말 사전미팅까지 갖고 2차 조정에 임했지만 간극은 여전하다. 2차 사후조정 종료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파업 예고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협상 기회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평택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초기업노조 위원회와 면담하는 모습.ⓒ초기업노조
법원 "파업해도 공장 돌려라. 어기면 1일 1억"
이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이날 삼성전자가 초기업노조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
재판부는 파업 기간에도 안전보호시설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며, 웨이퍼 변질 방지 등 보안 작업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위반 시 노조 2곳에 하루 1억원씩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재판부는 "초정밀 미세장비인 반도체 시설은 한 번 손상되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삼성전자의 비중을 고려할 때 생산 차질은 자동차·가전·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후 금전 배상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는 점도 인용 근거로 들었다.
이로써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공장 가동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지게 됐다. 사실상 파업의 실질적 효력이 크게 제한된 셈이다. 노조는 이미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당시 제기된 가처분에 이어 이번까지 두 건의 법적 걸림돌을 안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조합원 파업 참가 호소 행위 방해 금지, 전국삼성노조 및 우하경 위원장에 대한 시설 점거 금지 등 일부 항목은 기각했다.
소액주주 95% "파업 나도 제도화는 안 된다"
주주들도 가세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이날 회원 긴급 투표 결과 참여 주주의 95%가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화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파업이라는 진통을 겪더라도 제도화는 막아야 한다'는 문항에 662명이 찬성했고, '파업 회피 합의보다 제도화 저지가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의견엔 92%가 동의했다.
액트는 "노조 요구는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니라 상법이 보장하는 주주총회 고유 권한과 주주 재산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지배구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전자 이사회는 즉각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소액주주 뜻을 직접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삼성전자 이사회에 공식 서한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 성명의 핵심은 일회성 성과급과 제도화의 차이다. 특정 연도 실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은 경영 판단 영역이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단체협약으로 고정하는 것은 이익 배분 구조 자체를 영구적으로 바꾸는 사안인 만큼 노사 합의만으로는 안 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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