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대표팀 주장 변동 가능성 언급
7년 동안 맡아 온 대표팀 주장, 영광 못지않게 부담도 커
마지막 월드컵, 심리적 부담감 덜어내고 나설지 관심
손흥민(LAFC)이 7년 동안 맡아 왔던 축구대표팀 주장 변동 가능성에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9월 미국·멕시코 친선경기 참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현재 손흥민이 맡고 있는 주장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부터다.
홍 감독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주장과 관련해 별도로 생각한 견해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부분은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고민의 흔적을 알렸다.
그는 “개인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지만 지금 시작부터 주장을 바꿀지 안 바꿀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팀을 위해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지는 꾸준하게 고민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기에 홍명보 감독은 “이제는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역할 변화도 암시했다.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손흥민의 국가대표팀 ‘라스트 댄스’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만에 하나 본선서 주장 완장을 차지 않는다면 이를 지켜보는 팬 입장에서는 다소 어색한 장면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인 2018년 9월부터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무려 7년 동안 성인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아 ‘최장수 캡틴’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이 에이스이자 팀의 얼굴이었고, 그가 없는 축구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었다.
주장 교체 가능성이 언급된 것만으로도 손흥민과 그리고 한국 축구에 변화의 시간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변화와 이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국가대표팀에서 ‘영원한 캡틴’으로 불렸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 더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었던 박지성과, 전 주장인 기성용은 30살의 이른 나이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내년이면 34살인 손흥민도 대표팀 내 역할과 비중이 과거보다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의 말대로 주장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4강 신화에 앞장섰던 홍 감독 본인처럼 손흥민 역시 ‘캡틴’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도 있고, 아니면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내려놓고 조연 역할에 집중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대표팀 주장이 교체된다 해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손흥민에게 더 잘 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간 손흥민은 대표팀을 위해 오랜 기간 헌신했다. 자신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도 바쁜데 경기 외적으로 신경 쓸 일도 많았다.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알게 모르게 마음의 부담감도 컸다. 이번에 주장 완장을 벗게 된다면 부담감을 덜어내고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생긴다.
북중미 월드컵은 손흥민의 ‘라스트 댄스’다. 마음의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고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손흥민과 한국 축구 모두에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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