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설전 속…송언석, '혁신위' 구성 강행하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6.19 00:20  수정 2025.06.19 00:20

송언석, 선수별 의견 청취 끝

"많은 분 혁신위 출범에 공감"

김용태와는 불협화음 지속

"그럼에도 혁신위는 구성될 것"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혁신위원회' 구성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위를 통해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5대 개혁안 추진 여부 등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이달 말 김 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기다리며 자연스러운 정리 수순을 밟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3선·4선 이상 의원들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 대해 많은 분이 출범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해줬다"며 "혁신위를 구성하는 게 좋겠다는 의원들 뜻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전날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혁신위를 원내 기구로 구성해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혁신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해 당의 전반적 시스템 개혁 등 구조 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겠단 방침이다.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혁신안에 대한 전당원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건 아니다"라면서도 "의원들 견해가 갈리고 있는데 여론조사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과 한 번쯤 해볼만하다는 의견이 있는 상황이다. 지금 결론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혁신위 구성을 두고 송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의 불협화음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송 원내대표 취임 후 공식적인 만남 없이 평행선을 달려온 두 사람은 이날 첫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혁신위 구성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새로 뽑힌 원내대표가 혁신 의지가 강하다면 즉시 개혁안을 실행하면 되는데 혁신위를 통해서 다시 공전시키겠다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정치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지,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들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송 원내대표와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를 원내 기구 차원에서 검토하겠다 들었는데, 원내 기구로 했을 때 어떤 권한이 있는지 봐야 할 것 같다. 가능하면 (혁신위) 첫 번째 의제로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 조율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고 여론조사 실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내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중진 의원 등 당내 구주류는 혁신위 구성을 지지하는 반면, 초·재선 의원 일부와 친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혁신안에 힘을 실으며 혁신위 구성을 반대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송 원내대표와의 간담회 직후 "혁신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원내 혁신은 물론 정치 혁신, 국회 중심의 혁신위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김용태 위원장의 5대 개혁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야 된다는 입장이고, 그것이 안 되면 비대위원장의 이야기 대로 당원 투표를 통해서라도 의견을 묻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 구성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30일 만료되는 만큼, 혁신위 등으로 시간을 끌며 거취 문제를 자연스럽게 정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의 퇴진은 물론 5대 개혁안 역시 별다른 논의 없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질 가능성이 크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인요한 혁신위' 등 성공한 혁신위 사례가 없어 반대하지만, 결국 송 원내대표 뜻대로 혁신위는 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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