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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만들고 도서까지…방송·출판계 ‘1타 2피’ 효과


입력 2021.05.19 06:00 수정 2021.05.19 08:5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대화의 희열' '밤을 걷는 밤' '워크맨' 등 예능 서적 인기

ⓒ포르체, 위즈덤하우스, 호우야 ⓒ포르체, 위즈덤하우스, 호우야

글과 일러스트를 통해 예능프로그램이 다시 쓰이고 있다. 그간 드라마의 대본을 엮어서 대본집을 출간하거나, 방송 작가들의 경험담과 고민을 담은 서적들이 발간된 사례는 많지만 예능프로그램 자체가 고스란히 책으로 만들어지는 일은 없었다. 더구나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주제와 출연자가 매회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책으로 기획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시도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KBS2는 토크쇼 ‘대화의 희열’ 출연진과의 대화를 담은 책 ‘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를 지난 12일 출간했다. ‘대화의 희열’ 시즌1과 2에 출연한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아이유, 성악가 조수미,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배우 이정은, 요리연구가 겸 외식경영전문가 백종원, 희극인 김숙, 가수 겸 라디오 DJ 배철수,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축구 감독 박항서, 안무가 리아킴, 작가 유시민 등 각 분야의 명사라 불리는 이들과 만나 ‘사는 것’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책은 11명의 명사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저마다의 답을 전한다. 누군가는 인생의 가치를 말하고, 누군가는 인생관을 전하고, 누군가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슬럼프를 극복한 멘탈 관리 비법을 말하는 아이유, 인생의 큰 굴곡 속에서 기회를 찾은 축구 감독 박항서, 훌륭한 삶보다는 나에게 맞는 삶을 살고 싶다는 유시민 작가 등. 이들이 전하는 ‘삶의 이야기’ ‘인생 명언’들이 책에 담겨 방송과는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전한다. 특히 11명의 출연자들은 모두 인세를 ‘아동학대피해예방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웹예능도 책으로 만들어졌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웹예능 ‘밤을 걷는 밤’은 동명의 서적을 지난달 15일 출간했다. 프로그램은 유희열이 일상 속의 작은 여행을 위한 밤의 산책지를 추천하는 형식이다. 책에는 도시의 고즈넉한 밤 풍경과 유희열의 산책길 토크, 재기발랄한 일러스트까지 함께 엮어냈다.


인기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워크맨’도 지난 6일 단행본을 출간했다. 책은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수산시장 상인, 놀이동산 직원, 국회의원 보좌관, 연예인 매니저, PC방 아르바이트 등의 직업 정보와 장성규의 재치 있는 멘트를 만화로 담아냈다. 코믹하게 편집된 방송 장면도 책 곳곳에 삽입되면서 생동감 있게 구성됐다.


올해 들어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된, ‘TV 예능 셀러’들이 판매량이 급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로 ‘나를 부르는 숲’(여행 분야 1위)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시 분야 1위) ‘요리는 감이여’(요리 분야 1위) 등이 랭크됐는데, 이들은 모두 ‘TV 예능 셀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들은 KBS2 ‘북유럽’,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을 통해 소개되거나, 저자가 방송에 출연한 후 많게는 방송 전보다 판매량이 661배 증가하기도 했다.


이는 예능 프로그램이 도서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예능 프로그램 자체를 책으로 만들어 낸 경우에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여줬다. ‘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는 5월 3주차 교보문고 자기계발 주간 베스트 33위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예스24에서도 자계개발 주간 17위에 랭크됐다. ‘밤을 걷는 밤’은 교보문고 시·에세이 주간 베스트 11위에 올랐고, 국내도서 주간베스트 65위까지 랭크됐다. 예스24에서도 에세이 주간 베스트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예스24 자기계발 MD 강현정 과장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재구성하여 출간된 도서들은 기존 영상 형태로 접했던 콘텐츠의 감동과 재미를 글과 일러스트의 조화로 다시 한 번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해당 프로그램의 팬덤 시청층과 출연진의 인기 역시 관련 도서 구매에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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