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제공' 혐의 與 김한정, 벌금 90만원 '당선무효형 피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04.28 15:34  수정 2021.04.28 18:43

1심 150만원 벌금형 깨고 항소심서 감형

"'100만원 상당' 산정 사실오인" 인정

당선무효 및 피선거권 박탈은 면했지만

재판부 "유권자에 영향, 죄 가볍지 않아"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에게 항소심에서 벌금 90만 원이 선고됐다. 당선무효형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지역민에게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양주를 제공하는 등 선거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면서 정치적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28일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김용하·정총령·조은래)는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경제적 추가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는 국회의원 직을 유지하는 형을 선고하도록 한다"며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9년 10월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 4명과 식사 자리에서 100만 원 상당의 고가 양주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150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했고 1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를 보더라도 유죄로 넉넉히 인정된다"며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제공한 고가 양주의 가격 산정이 달라지면서 형량이 줄어들었다. 1심은 '100만 원 상당'이라고 했지만, 일반적인 매장에서는 50만 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한 명당 온전한 한 병을 다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가격을 높게 산정했다는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인다"며 4명에게 33만7,733원을 제공한 것만 범죄사실로 인정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선출직 공무원은 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항소심 선고에서 벌금 90만 원으로 감형되면서 김 의원은 당선무효 및 피선거권 박탈을 피하게 됐다.


김 의원은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제가 실수했지만 총선 이후 제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집요하게 고발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청와대 비서관 출신 후보 쪽에서 어떻게 공모해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했는지 주시하고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도 남양주을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은 김봉준 전 청와대 비서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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