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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숨 멎는 키스신’ ‘으른 키스’…방송사, 과도한 자극 마케팅


입력 2021.02.21 09:35 수정 2021.02.21 09:3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키스신 메이킹 필름, 아이돌 직캠처럼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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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진 플랫폼에 시각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드라마 홍보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드라마 촬영장 모습을 비하인드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나 네이버TV에 공개하는 상황은 이제 너무 익숙해져있다. 드라마 캐릭터가 아닌 내 배우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꽤 인기를 모으고 있고, 드라마 본편에 시청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비하인드 영상 마케팅을, 선정적으로 이용하는 시례가 눈에 띄고 있다. 과거부터 꾸준히 키스신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되긴 했지만 아이돌 그룹 무대 직캠마냥 각도 별로 적나라하진 않았다.


연령에 제한 없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영상에 '주은X정환 후방주의 키스신 무자막 버전', '파티장 발코니 키스신 비하인드 다각도 무자막으로' '첫키스부터 첫날밤까지 은우X가영 키스 몰아보기'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이외에도 '으른 키스', '숨멎는 키스', '엄빠주의' 등의 단어를 제목으로 쓰고 있는 걸 검색만 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JTBC는 '18 어게인', '사생활', '런 온',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까지 꾸준히 키스신 메이킹 필름을 업로드하고 있다.'18 어게인'은 김하늘과 이도현의 키스신 촬영 영상을 올리면서 "현장에서 몰래 보는 듯한 키스신 직캠으로 맛보기"까지 달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몰래 카메라'라는 이슈를 간과한 멘트다. 이 영상은 1분 30초 동안 두 배우의 키스신 촬영 장면을 가까이서 촬영한 모습이다. 배우의 입모양부터 소리까지 적나라하게 들린다.


'다각도 발코니 키스신' 비하인드 영상은 각도마다 키스신을 촬영한 것을 편집해 올렸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도 '첫키스.메이킹.무자막.다각도'란 제목으로 원진아와 배우의 첫 키스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초반에는 두 배우가 키스신을 위해 합을 맞추는 모습이나, 키스신을 대하는 두 배우의 대화를 들을 수 있지만 4분 30초 영상 중 1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배우의 키스신을 정면, 좌, 우, 클로즈업해서 필요 이상으로 보여준다.


tvN '여신강림'은 문가영과 차은우의 극중 키스신만을 편집해 업로드 했고, 이 영상의 길이는 무려 18분이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지점은, 다각도, 키스신 모음들이 드라마의 작품성과 관련이 있는지다. 어떻게 촬영되는지 스케치 영상이나 한 번의 키스신 장면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오히려 작품성이 아닌, 배우들의 이성적인 매력으로만 어필하려는 인상을 주기 쉽다. 무엇보다 시청률과 트래픽을 위한 과도한 마케팅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제작진 중 아무도 이같은 영상에 대한 의문점이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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