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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희롱 문자에 조국 어록 재조명?


입력 2021.01.15 00:39 수정 2021.03.10 14:35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법정 향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뉴시스 법정 향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뉴시스

법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처음으로 일부 인정한 가운데 과거 성폭력 범죄와 관련해 남겼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트위터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4일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시장 비서실 직원 A씨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사건 피해자와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동일 인물이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근무한 지 1년 반 이후부터 박 전 시장이 야한 문자, 선정적인 사진을 보냈다"라고 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서울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서울시

또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성추행을 가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이 다다른 부서로 옮긴 피해자에게 낯뜨거운 성희롱 문자를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법원의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의 첫 인정에 조전 장관의 과거 소셜미디어(SNS)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위터 글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이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근거가 되고 있어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글ⓒ트위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글ⓒ트위터

조 전 장관은 2013년 5월 자신의 트위터에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등을 '구애' '연애'라고 정당화하거나 술 탓이라고 변명하는 자들은 처벌 또는 치료받아야 한다. 자발성과 동의가 없는 성적 행동은 상대방에 대한 '폭력'이다"라고 적었다.


또 2014년 9월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을 해명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비판한 칼럼을 올리면서 "성추행을 범한 후에도 피해자 탓을 하는 '2차 피해'를 범하는 '개'들이 참 많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글ⓒ트위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글ⓒ트위터

특히 조 전 장관은 '선택적 인권'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그는 같은 사안에 대해 "극우몰상식파들, 헌정문란 중대범죄를 범한 국정원 요원에 대한 정당한 조사를 '인권침해'라고 호도하더니, 같은 계열 고위 인사의 성추행 사건에서는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인권침해를 자행하는구나!"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과거에 쓴 글들이 마치 미래를 예견한 듯 해인사 팔만대장경처럼 계속 올라와 '조만대장경', 유명한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이름을 딴 '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 등을 얻었다.


한편 그간 여권 정치인과 지지자들은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발언과 행보를 보여왔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빈소에서 "맑은 분이었기 때문에 세상을 하직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현수막ⓒ온라인 커뮤니티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현수막ⓒ온라인 커뮤니티

박 시장의 측근이었던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님은 누구보다도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이셨다고 기억한다"고 썼다.


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5만 명을 넘긴 서울특별시장 반대 청원에 대해 "피해를 기정사실화하고 박 시장이 가해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발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서울 곳곳에 '故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거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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