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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3.0시대①] 핵심은 ‘플랫폼 경쟁력’…올해 배달앱 시장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21.01.11 07:00 수정 2021.01.08 16:1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배달 음식 시장 해마다 두 배씩 성장, 작년 거래액 12조원 돌파

독일 DH, 배민 인수 대신 요기요 매각 추진

네이버‧카카오 등 인수 후보로 거론

이커머스 이어 공공배달앱 앞세운 지자체도 시장 진출 잇따라

작년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유통가는 예상보다 빠르게 커다란 변화에 직면했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성장했고, 이는 플랫폼 경쟁으로 이어졌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배달 음식 시장을 비롯해 온라인으로의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대형마트 그리고 생존 위기에 몰린 면세점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흐름에 대응하고 있는 유통가의 모습을 3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올해 온라인유통시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5년 치를 한꺼번에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생필품 중심의 온라인유통 2.0시대에서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신선식품, 패션, 뷰티 제품 중심인 온라인유통 3.0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작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21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부분대표가 한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지 1년. 국내 유통산업은 빠르게 변화했다. 감염 우려에 외출을 자제하고 장보기부터 식사 등 일상 전반이 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코로나 이전엔 상권이 좋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이 유통산업 경쟁력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대형 유통업체들은 물론 배달앱 등 새로운 사업 플레이어들까지 가세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서울 중구 무교로 일대에서 직장인들 사이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뉴시스 서울 중구 무교로 일대에서 직장인들 사이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뉴시스

특히 최근 들어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로 식당, 카페 등 매장 내 취식이 제한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달 음식 시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DH)로 간 합병을 비롯해 이커머스에서 지자체까지 연이어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 시장은 코로나 시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으로 꼽힐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017년 2조3543억원에서 2018년 4조7730억원, 2019년 9조877억원으로 매년 두 배 가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5개월 만에 6조원을 돌파했으며 연간 거래액은 1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배민 품는 독일 DH, 2위 요기요 매각 추진


작년 12월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앱 1위 배민과 2위 요기요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독일 DH는 공정위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요기요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점유율 20~30%를 차지하고 있는 요기요는 배민에 이어 국내 배달앱 2위로 가격은 약 2조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음식 배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을 유력 후보군으로 점치고 있다.


이외에 외식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를 비롯해 최근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쿠팡, 위메프도 거론되는 분위기다. 다만 2조원이라는 인수 규모로 인해 해외 사모펀드 등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번에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1위 배민과의 큰 점유율 차이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민을 인수하기로 한 독일 DH는 16억 달러(약 1조7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 인수는 기존 보유 재원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힌 만큼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은 배민의 해외시장 진출 등 사업 확대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왼쪽부터)배민 라이더, 요기요 라이더의 모습. ⓒ각 사 제공 (왼쪽부터)배민 라이더, 요기요 라이더의 모습. ⓒ각 사 제공

쿠팡, 위메프 이어 지자체까지…후발주자 시장 진입 잇따라


쿠팡 이츠는 작년 하반기 기존 배민, 요기요, 배달통 등 3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3위로 올라서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사업 초기 서울 등 수도권 중심에서 최근에는 부산, 대구, 울산, 대전 등 광역시로 사업영업을 넓히는 중이다.


작년 12월부터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하고 있는 위메프오는 쿠팡에 이어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10월 위메프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리한 만큼 외부 투자 등을 유치하며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에 이어 서울시(제로배달 유니온), 경기도(배달특급), 강원도(일단시켜) 등 지자체에서도 자체 공공앱을 앞세워 배달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지자체의 경우 중소 배달앱을 파트너로 삼아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배민, 요기요 등과 달리 지역 화폐와 연동이 가능하고 가입비‧광고료‧중개 수수료가 무료이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달앱 시장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배달앱의 경우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의 일종이다 보니 오프라인 유통사업에 비해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시장 성장에 따라 후발주자들의 진출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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