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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사태 여권 게이트로 번지나…통합당, 특위 만들어 정조준


입력 2020.07.08 14:42 수정 2020.07.08 14:4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옵티머스 사기 핵심 피의자 3명 구속

이혁진 전 대표는 해외도피로 기소중지

정권 핵심과 인맥…‘권력형 비리’ 의혹

통합당, TF 출범해 펀드 관련 사태 정조준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1,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옵티머스 사내이사로 재직한 H 법무법인 윤모 변호사와 송모 운용이사가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1,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옵티머스 사내이사로 재직한 H 법무법인 윤모 변호사와 송모 운용이사가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의혹과 관련해 김재현 대표와 2대 주주 이모 씨, 이사 윤모 씨 등 핵심 피의자 3명이 7일 밤 구속됐다. 옵티머스 전현직 임직원들이 현 정권 실세들과 인맥으로 얽혀있어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될지 정치권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인력을 확대하고 관련 내용을 들여다볼 예정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는 2018년부터 공공기관 등 안전채권에 투자해 3% 안팎의 이익을 내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을 속이고 대부업체와 부동산개발업체에 투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특경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로 이들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옵티머스는 최근 전체 펀드판매액 5,000억원 중 1,000억원 대 규모 펀드의 환매중단을 선언했는데, 안전자산으로 믿고 투자한 서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춰져 있고, 사안이 중대하며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여준 대응 양상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가 있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인용했다.


정치권에서 옵티머스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현직 임원들이 여권 인사들과 긴밀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속된 윤 이사의 아내인 이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다 지난달 사임했다. 김 대표는 '편법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이스타홀딩스 관계자와 금전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KBS>의 보도에 따르면,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자금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편법승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10%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담보로 모 사모펀드에서 80억원을 빌려 이스타항공 주식의 68%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오른 것이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실물주식'과 박모 변호사다. 이스타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한 사모펀드는 이스타항공의 실물주식 10%를 담보로 잡아놓고, 이를 박 변호사에게 맡겨둔다. 박 변호사는 이 의원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이며 이스타항공 사내이사도 맡은 바 있다. 그런데 박 변호사는 자신의 소유도 아닌 주식을 담보로 48억원을 다른 사모펀드에서 돈을 빌렸다. 이 중 15억원을 대여한 사람이 옵티머스 김 대표다. 현재 박 변호사는 국내에 체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이 들어갔는지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계사 생활 20년 동안 주식 실물을 본 적이 없는데 이상직 의원 이스타항공 주식과 관련해서 주식실물이 나온다"며 "업계종사자의 설명을 거칠게 요약하면 실물이 나타나는 거래는 그냥 사채업자가 끼인 거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홀딩스-박모 변호사-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벌이는 엽기발랄한 거래"라고 규정했다.


이혁진 옵티머스 전 대표와 이른바 정권 실세들과의 관계도 관심을 모은다. 미래통합당 조해진 의원실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06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상임이사로 선출됐는데, 당시 함께 활동했던 인사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송영길·우상호 의원 등이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었고, 또한 문재인 대선캠프 금융정책특보를 맡았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검찰수사를 받던 도중 해외로 출국해 현재 기소중지 상태다.


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1,000억원대 환매중단에 빠진 옵티머스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정황이 속속 포착된다"며 "이혁진 전 대표는 2018년 검찰 수사 중 아무 제재 없이 해외도피에 성공했다"고 지적했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금 이른바 정권실세 중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8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 차원에서 대응해나가기로 결정했다. 이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통합당은 사모펀드 비리 방지 및 피해구제 특위와 이스타항공 이상직 비리 의혹 진상규명 TF를 동시에 띄운다. 유의동 의원과 곽상도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기로 하는 등 정치권으로 화제가 옮겨 붙는 양상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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