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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소소한 영화관] 냥이와 사랑에 빠지는 방법…'고양이집사'

  • [데일리안] 입력 2020.05.08 15:11
  • 수정 2020.05.08 15:13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다큐멘터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제작진

고양이·인간의 행복한 공존…임수정 내레이션

<수백억대 투자금이 투입된 영화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영화의 재미와 의미를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선한 스토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작지만 알찬 영화들이 있습니다. 많은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나지는 못하지만, 꼭 챙겨봐야 할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고양이집사' 포스터.ⓒ(주)인디스토리


"제가 올 때까지 기다리니까요."


일상을 포기해가며 수난을 자처하는 고양이 집사들이 고양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누군가 날 기다린다는 것, 아무 바람 없이 날 바라본다는 것, 이 작은 행위 하나만으로 사람의 마음은 가득 차기 마련이다.


'고양이집사'는 길고양이들과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어준 집사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춘천, 성남, 부산, 파주 등 전국을 누비며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들과 그들을 챙기는 집사의 삶을 치열하게 담아냈다.


춘천에 고양이 마을이 만들어질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춘천으로 떠난 이희섭 감독은 그곳에서 동네 고양이 집사인 바이올린 가게 아저씨와 중국집 사장님을 만난다. 그들은 투덜대면서도 때에 맞춰 고양이 도시락을 배달하고, 길거리 생활에 지친 고양이를 위해 가게 문을 열어놓는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해도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멈추지 않는다.


영화엔 다양한 고양이와 그들을 보듬어주는 집사들이 나온다. 배우 임수정이 레니로 분해 내레이션을 맡았다. 레니는 임시보호처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지금의 집사 '아빠'를 만났다. 고양이를 보는 가슴 따뜻한 시선이 임수정의 맑은 목소리로 울린다.


레드는 바이올린 가게 앞에서 아저씨를 기다리는 게 일상인 고양이다. 아저씨를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 마냥 귀엽다. 레드의 남자친구 조폭이는 온몸이 상처투성이라 붙여진 별명이다. 얼굴은 험하지만 레드를 향한 순애보가 넘치는 '순정 마초'다.


'고양이집사' 포스터.ⓒ(주)인디스토리

중국집 사장님만 찾는 이쁜이, 주민센터를 지키는 그레이는 각자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냥이들이다. 카메라는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아프고 지치게 걷는 고양이들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감정은 요동친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기도 하지만, 어떨 땐 마음 한구석이 아파온다.


냥이들을 지켜주는 건 집사들이다. 이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고양이를 품어준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기꺼이 손을 내밀 수 있는 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 때문이리라. 헤이리마을 일러스트 작가 김라희 씨는 "험한 이 세상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약자라고 느꼈지만, 자신의 품에 안긴 고양이들을 지키기 위해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고양이와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주진 않는다. 대신 집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고양이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보여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게끔 말이다. 고양이들이 왜 사람들에게 학대받고, 무시당해야 하는지, 그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웰메이드 고양이 다큐멘터리로 호평받았던 영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제작진이 두 번째로 만들었다. 조윤성 프로듀서는 "고양이들을 모른 척하지 못하고 내 고양이가 먹던 사료 한 줌을 던져 주는 정 많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며 "집사를 알아보고 눈을 반짝이며 다가오는 고양이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모든 고양이들의 행복이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개봉을 앞두고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고양이 집사'는 목표 금액(2000만원)의 약 120%를 초과 달성했다. 제작진은 크라우드 펀딩 후원금을 사용해 고양이 보호 캠페인 영상을 광고로 내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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