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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3자연합 연일 두들기는 속내?...주총 전 승부낸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3.18 05:00
  • 수정 2020.03.17 17:19
  •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반도·KCGI 등 3자연합 문제 지분에 화력 집중

주총 전에 결판 승부수...여론전 우위 전략도

서울시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서울시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

한진그룹이 반도건설의 공시 위반에 이어 KCGI의 투자기준 위반을 이유로 총공세에 나서며 한진칼 주주총회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소액주주 의결권 위임장 확보로 우호 지분 추가에 나선 것에 이어 문제가 있는 반대 지분 줄이기에 전력하는 모양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오는 27일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3자 연합이 급하게 확보한 지분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주총 전에 승부를 매조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한진, 반도-KCGI 향해 겨준 칼...문제 지분 의결권 행사 차단


한진측은 조사요청서에서 3자연합이 ▲허위공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경영권 투자 ▲임원·주요주주 규제 등으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가장 중점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반도건설의 공시의무 위반과 KCGI의 투자목적회사(SPC) 위법 투자행위다. 이 두 문제가 향후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과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현재 양측이 확보한 의결권 있는 지분율은 조 회장측이 33.45%, 조현아 3자 연합이 31.98%로 1.47%포인트에 불과해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한 상황이다.


반도건설의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면 그 목적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는 ‘대량보유상황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반도건설은 지난해까지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보고하다 올 들어 지난 1월 10일에서야 ‘경영참가’로 변경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한진그룹·반도건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한진그룹·반도건설

하지만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이미 지난해 8월과 12월 한진그룹 대주주들을 각각 만나 자신의 한진그룹 명예회장 선임 요청을 비롯한 한진칼 임원 선임 권한, 부동산 개발권 등을 요구한 만큼 공시 위반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공시 위반인 만큼 현재 보유한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에 대해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KCGI가 보유한 투자목적회사(SPC)의 투자 방법도 자본시장법을 어겼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는 공동으로 10% 이상의 경영권을 투자할 수 있다.


반면 SPC의 경우,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는데 법률상 명기된 것만 따라야 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에 따라 해석하면 SPC는 공동이 아닌 ‘단독’으로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포함해 총 6개의 SPC를 운용하고 있는데 한진칼 지분 12.46%를 보유한 그레이스홀딩스만이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했을 뿐 나머지 SPC는 경영권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지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결권 자문사 지지 힘입어 주총 전에 결판 낸다


이러한 지분 관련 공세는 3자연합이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될 수 있는 지분에 대해서 의결권 금지 소송을 제기한 것과도 맞물리는 양상이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1일 조 회장 등을 상대로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의 한진칼 지분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소송을 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은 한진칼 주식 약 3.8%(224만1629주)을 보유하고 있다. 자가보험이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찬반을 임직원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불통일행사’를 천명했지만 조 회장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 그레이스홀딩스가 조 회장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빌미로 가처분 소송을 낸 것도 이같은 기류를 감안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진칼의 금감원 조사 요청은 KCGI의 가처분 소송에 정면 대응하는 한편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따른 지지로 잡은 승기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건설의 공시 위반 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가 9부 능선을 넘기 위한 목적이라면 KCGI의 투자기준 위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승리를 결정짓겠다는 포석이다.


반도건설의 공시의무 위반으로 주식처분명령이 내려지면 현재 이들이 보유한 의결권 있는 지분 8.2%(현재 보유지분 8.28% 중 0.08%는 주주명부 폐쇄 이후 올해 매입) 중 5%의 지분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현재 3자 연합의 의결권 보유지분이 31.98%에서 3.2%포인트가 빠져 28.78%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성부KCGI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KCGI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여기에 한진 측 주장대로 KCGI의 SPC 중 그레이스홀딩스만 경영권 투자를 인정받게 되면 KCGI는 현재 보유 지분 17.29% 중 4.83%포인트를 제외한 12.46%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3자연합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23.95%에 불과하게 된다.


조 회장측이 카카오의 중립 선언으로 기존 33.45%에서 32.45%로 1%포인트 줄어든다고 해도 1.47%포인트였던 격차가 8.5%포인트 벌어지는데다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보유지분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두 자릿수가 된다. 약 30% 정도인 기관투자자와 개인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갈릴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뒤집기 어려운 격차가 되는 것이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이어 14일에는 세계 최대 자문사인 ISS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반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반대 권고를 하는 등 다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설령 금감원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조현아 전 부사장과 손잡은 반도건설과 KCGI의 취약한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면서 여론전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총에서의 승부는 어차피 표 대결로 수치로 판가름 날 수밖에 없어 양측이 모두 상대의 의결권 지분을 줄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3자연합은 한진의 금감원 조사 요청에 대한 대응은 자제하고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들의 명의로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들은 기존에 제기한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과 자가보험과 사우회 명의 한진칼 주식 문제를 제기하며 전문경영인제 도입의 명분 축적에 나섰다.


이들은 17일 오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현재 한진칼 및 한진그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 등 관련 회사 및 감독기관, 사법기관 등이 합심해 과거의 그릇된 관행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스틴베스트의 3자연합의 지지에 대해 “주주연합이 제시한 전문경영인제 도입과 이사회 중심 투명경영이라는 경영 혁신 방안이 현재의 한진그룹의 위기 상황에서 충분한 대의명분을 가진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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