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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반도평화' 내세운 날…북미는 '말폭탄' 재개조짐


입력 2019.12.10 02:00 수정 2019.12.10 05:45        이배운 기자

文대통령, U2만나 평화통일 의지 천명했지만…한반도 정세 '격랑'

김영철 담화, 트럼프에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 망령 든 늙다리'

북미갈등 격화 양상…길 잃은 한반도 중재자·선순환론

文대통령, U2만나 평화통일 의지 천명했지만…한반도 정세 '격랑'
김영철 담화, 트럼프에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 망령 든 늙다리'
북미갈등 격화 양상…길 잃은 한반도 중재자론·선순환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를 만나 남북평화 및 통일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북한은 같은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으면서 한반도 정세가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북미 정상이 '말폭탄'을 주고받고 무력충돌 분위기가 고조된 2년 전 정세가 재현되면서, 정부가 내세워온 '한반도 중재자론' 및 '대북 유화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반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담화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 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재작년 9월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본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맞서 김정은 위원장을 '미친사람', '꼬마 로켓맨', '병든 강아지' 등으로 지칭하는 등 이른바 '말폭탄'을 주고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그동안 정부는 진전된 남북관계를 바탕으로 북미대화와 핵협상을 견인한다는 이른바 '선순환' 구상을 내세워 왔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대화의 빗장을 걸어잠그고 북미 갈등은 고조되면서 오히려 한반도 테이블에서 소외를 겪는 모양새다.

이처럼 북한의 잇따른 도발적 행보로 한반도 평화 구상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정부는 지난 6일 대북 의료지원사업에 500만달러(약 60억원) 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대북 유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용우 선진통일건국연합 사무총장(북한학 박사)은 "대북 유화정책을 철회하면 지지 세력이 이탈하고 보수진영이 힘을 얻는 등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손해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영철 위원장의 이번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에 비난을 가하면서도 말미에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협박성 표현들을 골라 보는 것 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화를 재개할 여지를 남겨놓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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