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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려퍼진 '반문연대' 초당적 목소리…중도·보수 먼저 뭉치나


입력 2019.07.23 07:00 수정 2019.07.23 07:18        정도원 기자

이언주 출판기념회에 범중도·보수 대거 결집

나경원 "'반문연대'의 틀 안에서 함께 싸우자"

이언주 출판기념회에 범중도·보수 대거 결집
나경원 "'반문연대'의 틀 안에서 함께 싸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 참석해 이 의원의 손을 맞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 참석해 이 의원의 손을 맞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범보수 세력이 총집결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의해 '반문(반문재인)연대'가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내년 총선에서의 야권 분열 우려를 극복하기 위한 범중도·보수 세력이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22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투톱'과 2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준석 최고위원, 우리공화당은 홍문종 공동대표가 자리했다.

황 대표는 이날 바쁜 일정에도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아, 입구에서 사인회를 갖고 있던 이 의원과 손을 맞잡으며 격려했다.

출판기념회가 본격 시작된 뒤의 행사장에서도 한껏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황 대표는 "이언주 의원이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연수원에서 교육받을 때, 내가 사법연수원 교수였다"며 "600명 중에 눈에 딱 띄는 두어 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언주 의원"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 까만 옷을 입고 있는데, 연수원에서도 까만 옷을 많이 입고 다녔던 것 같다"며 "오늘 나라가 어려울 때 우리 자유우파의 전사로 우뚝 선 모습을 보니 아주 기분이 좋다"고 치켜세웠다. 황 대표가 연수원 시절 이야기를 할 때, 이 의원도 감동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영우 "중도까지 포용…초당적으로 모였다"
추석 전 '반문연대'의 신호탄 쏘아올려진 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 참석해 이 의원과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 참석해 이 의원과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한국당 '투톱'이 최근 같은 자리에 축하차 참석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게다가 소속 정당의 의원 행사도 아닌데, '투톱'이 총출동한 것은 "정말 이례적"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는 '반문연대'를 강하게 만들어, 그 큰 틀 안에서 함께 싸워야 한다"며 "이언주 의원과 함께 싸울 날이 금방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의원도 "이 의원은 중도까지 포용하는 큰 그릇"이라며 "이 의원이 책을 여러 권 써야겠다. 한 권 쓸 때마다 이렇게 (범보수 세력이) 초당적으로 모이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축사가 끝난 뒤 마이크를 잡은 이 의원은 "나는 예전 야당인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는데, 그들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싸우는 것이었다"며 "정말 역겹고 위선적"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보수는 국민의 자유를 제한할 때마다 적어도 미안해할 줄은 알았는데, 지금의 여당이 보이는 행태는 보수 세력보다 훨씬 더 뻔뻔하다"며 "'민주화 세력'이라면서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과 우리는 함께 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문종 축사 때는 黃·한국당 의원들 대거 이석
'반문연대' 반대 실망?…중도·보수부터 뭉치나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출판기념회는 추석 이전에 정계개편의 방향을 '반문연대'로 설정하기 위한 일종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진 셈이라는 관측이다.

보수 성향 무소속 의원의 행사에 한국당 '투톱'이 참석했고, 그 중 나 원내대표는 "반문연대"를 공식 언급했다. 김영우 의원 등도 '초당적 참석'을 높이 평가하는 등 '반문연대' 형성의 분위기가 마침내 무르익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이날 행사에서 범중도·보수 진영의 여러 인사가 초당적으로 결집했고, 행사장 내에도 '사회주의로 가는 비탈길 '재앙의 문'', '사회주의를 탄핵한다' 등의 반문 구호가 담긴 펼침막이 내걸렸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당 인사들의 우리공화당을 향한 싸늘한 '액션'도 보였다.

이 자리에 내빈으로 참석한 홍문종 공화당 공동대표의 축사가 시작되자, 황 대표는 중견기업연합회 방문 등 후속 일정을 이유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에 홍 대표가 다급하게 "말 좀 듣고 가시라"고 했으나, 황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현장을 떠났고, 그 뒤로 10여 명의 한국당 의원들도 행사장을 떠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황 대표가 공화당에는 기대할 게 없다고 보고, 가능한 중도·보수세력부터 먼저 통합의 길로 뚜벅뚜벅 가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추도식장을 나서던 황 대표에게 공화당 지지자들은 물을 뿌리기도 했고, 조원진 공화당 공동대표는 지난 19일 쿠키뉴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국당을 '잡탕보수 정당'이라고 비난하며 "총선 전의 보수통합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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