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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벗은 박항서, 끝내 쏟은 눈물 “실망시키지 않으려...”


입력 2018.09.02 00:05 수정 2018.09.02 00: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승부차기서 UAE에 져 최초의 AG 메달 놓쳐

인터뷰 도중 끝내 눈물 흘리며 다음 대회 기약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등극한 박항서 감독. ⓒ 연합뉴스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등극한 박항서 감독. ⓒ 연합뉴스

베트남 축구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59) 감독의 매직이 메달까지는 닿지 못했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동메달결정전에서 아랍에미리트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다.

지난 1월 U-23 챔피언십에서 이라크, 카타르를 모두 승부차기로 이겼던 베트남이 이날은 승부차기에서 2-4로 무너졌다. 두 번째 키커 응우옌 꽝 하이, 네 번째 키커 트란 민 부옹의 실축으로 베트남의 첫 메달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전 “반드시 90분 내에 이겨야 한다. 승부차기로 들어가면 힘들어진다. 모두 지친 상태”라며 우려했는데 현실이 되고 말았다. 베트남의 두 번째 키커와 다섯 번째 키커가 골을 실축하며 승부차기 패배의 쓴맛을 봤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대회 사정상 연장 전후반을 건너뛰고 가진 승부차기에서 당한 패배라 박항서 감독은 더 허탈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인 ‘아시안게임 4위’를 이끌고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박항서 감독은 안경을 벗고 끝내 눈물을 쏟았다.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그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베트남 국민들의 가슴을 또 적셨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다음 대회를 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이 언급한 다음 대회는 동남아 국가들이 참가해 치르는 스즈키컵이다.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A대표팀으로 불러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베트남 축구사에 굵직한 업적을 남긴 박항서 감독이 삼킨 아쉬움과 쏟아낸 눈물은 베트남 축구 성장에 또 다른 발판이 될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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