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대선정국에 ´보이지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 후보를 겨냥한 투자자문사 ´BBK 관련 의혹´에 이어 ´옥천땅·처남땅 의혹´과, ´은평뉴타운 투기의혹´이 한꺼번에 쏟아진 데다 각종 근거자료들이 권력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접근하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
이에따라 피폭의 당사자인 이 후보측은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권력 핵심의 개입 흔적에 온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
이 후보측은 물론 한나라당 차원에서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여권의 ´정치공작´으로 치명상을 입은 한나라당으로선 ´또 한번의 실패´를 반복할 수 없어서다.
특히 대선후보 경선 단계인 현재는 지지율 1위인 이 후보에게 각종 의혹제기가 집중되고 있지만, 경선이 끝나고 나면 곧바로 여권의 화살이 이 후보든, 박근혜 후보든 경선 승자를 향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이와 맞물려 한나라당은 3일 ´위장전입 및 BBK주가조작 의혹´등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폭로 의원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의뢰하는 등 고강도대응 태세를 다지고 있다.
폭로는 여권에서, 특종은 친여매체에서?
이른바 ´이명박 의혹´의 단초를 제공한 가장 최근의 보도는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을 통해서였다.
경향신문은 2일에 이어 3일 ´이 전 시장 일가 보유땅 은평 뉴타운 보상받아´를 제목으로 기사를 내면서 등기부등본을 근거로 "이 전 시장이 서울 은평구에 땅을 보유하고 있다가 3자를 거쳐 조카에게 넘긴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이 땅은 이 후보가 시장 재직시절 뉴타운으로 지정됐으며 친형·누나·조카 등 이 후보 일가는 뉴타운 지정으로 토지보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 전 시장이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은평구 진관외동 소유 부동산을 매각한 방식은 독특하게 이뤄졌다"며 "매각 시기는 미묘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특별취재팀 명의로 내보내졌다.
경향신문은 앞서 2일 ´이 처남 47곳 땅 224만㎡ 매입…개발 수혜지 많아´를 제목으로 김재정씨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전하면서 "김씨가 1982~91년 사이 전국에 걸쳐 47곳의 부동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됐고 부동산 매입은 80년대 중·후반에 집중됐으며 대부분 간척공사·신항만 공사 등 대형 개발계획과 맞물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직접 김씨 소유 부동산을 분석했다는 점도 밝혔다.
한겨레신문도 3일 1면 톱으로 ´이명박 시장 때 자신의 이익 걸린 정책결정´- ´본인 빌딩은 고도제한 풀고 일가땅은 은평뉴타운개발´을 보도하면서 서울 서초동 법조단지 내 이 후보 소유의 건물과 은평뉴타운 사업지구 가운데 이 후보 형제 소유 땅 등의 취득과 매각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3면 관련기사를 통해서는 이 후보 일가의 은평구 땅 소유권 흐름도를 그렸고, "이 전 시장과 작은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은평뉴타운 사업지구에 갖고 있던 땅이 제 3자를 거쳐 다시 이 부의장의 아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밝혀져 비정상적 거래가 아닌지 의혹을 낳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4면에서 김재정씨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소개하며 투기 의혹을 확대했다.
문제는 각종 의혹의 근거자료들을 어떻게 입수했냐는 것이다. 지번을 알면 등기열람을 통해 해당 부동산의 소유주와 거래 내역은 상세히 알 수 있으나 김재정씨의 개인 부동산거래 내역은 본인이 밝히거나 공개되어 있지 않는 이상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자료다.
그러나 김씨의 부동산거래 내역이 처음공개된 경향신문 보도에는 1980년 초반부터 이뤄진 47건의 거래내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을 뿐만 아니라 매각 대금과 김씨의 거래 몫, 그의 은행 채무 내역과 법원의 부동산압류조치, 손해배상청구건, 구청에서의 자택 압류 및 해제조치, 재정난 상태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어 행정자치부와 국세청 등이 보유한 자료라는 추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앞서 이 후보의 투자자문사 BBK주가조작관여 의혹과 전과 14범 발언 등도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의 조사자료를 불법적으로 열람했거나 제공받지 않은 이상 제기할 수 없는 것들인데다 부인 김윤옥씨의 위장전입 의혹의 경우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그 등초본을 교부받아 확인하지 않는다면 주장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달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이 전 시장이 BBK를 실질 운영하면서 주가조작에 관여했다"고 주장했고, 송영길 의원은 "BBK 정관에 따르면 이 전시장은 주식이 한주도 없지만 김경준씨와 동일한 권한을 갖도록 돼있다", 김재윤 의원은 "이 후보가 허가를 내주지 않은채 김백준씨를 서울메트로 감사와 LKE 뱅크이사로 겸직토록 한것은 지방공기업법위반이다"라고 직격했다.
김혁규 의원도 같은 달 12일 “이 전 시장의 부인이 15차례나 주소를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고, 김종률 의원은 "주민등록 전ㆍ출입이 대부분 부동산재산을 형성한 80년대에 이루어졌고 한차례를 빼고는 모두 강남구에서 전입이 이뤄졌으며 위장 전입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 측과 한나라당에서는 ´배후세력 존재 및 권력개입´의 증거라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의혹을 제기한 열린당 의원들에 대해 이날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고, 당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 위원장인 안상수 의원은 "이들이 이전 시장의 BBK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용한 소송기록과 수사기록, 회사정관 등은 불법적으로 열람하지 않고는 언급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위장전입 의혹제기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이 전 시장 등의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등초본을 받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또 경향신문 취재 보도와 관련, ▲김씨의 부동산 자료 입수경위와 취재보도 과정에서의 불법성 여부 ▲불법적인 자료입수 과정에서 권력기관 등 배후세력의 개입의혹 및 공모의혹 존재 여부 등을 대검찰청이 즉각 수사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3일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 "공공기관에서 제공한 불법자료가 분명하다"면서 "(이 같은 내역은)공공기록 보존에 관한 법률과 개인생활 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도저히 유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이 불법적으로 해당 자료를 제공했다는 얘기다"라며 "우리는 어두운 정치공작의 ´빅브라더´가 촉수를 곳곳에 미치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 측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자료유출 경위를 캐다보면 꼬리를 물고 배후가 나타날 것"이라며 "전과 14범이라는 숫자를 적시한 발언도 수사기관의 전과조회 등이 없다면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배후는 어디? 빅브라더 존재하나?
이 후보는 이번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과거 지향적 세력의 권력형 음해"라면서 "최근 나오는 것을 보면 일반 국민으로서는 접할 수 없는 정보다. 과연 어느 손에서 나오겠느냐"고 직접 권력기관의 개입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게) 전과 14범이라고 했다는데 (전과 기록을)확인해 보려고 해도 확인할 수가 없다. 또 남의 사유재산에 대한 20년 전 기록이 있다는 데 대체 어디서 나왔겠냐"면서 이를 권력형 음해로 규정한 것.
앞서 이 후보를 겨냥한 BBK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청와대 배후설´을 주장한바 있는 이 후보 측은 ´1차 X파일´에 이은 ´2차 X파일´을 접하면서 "2002년 김대업·설훈식보다 교묘하면서 과감하고 노골적인 방법으로 정치공작이 행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의 의혹제기 근거자료만 하더라도 국세청과 행자부, 금융감독원, 수사기관이 동원되지 않으면 유출될 수 없는 신상정보인데다 이 같은 일급 신상정보들이 몇몇 특정성향의 언론이나 여권 인사들에게 입수되고 무차별적인 폭로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측 진수희 대변인은 3일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 "우리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게 당사자 이외에는 입수가 불가능한 자료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국가권력이 아니면 도저히 빼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그러면서 "주소이전과 관련한 주민등록초본이라든지 벌과금 납부 기록, 부동산 관련 기록 등은 국세청이나 행자부가 동원되지 않으면 입수불가능한 내용들"이라며 "정말 이것을 보면서 아주 비열하고 더러운 정치공작이 정권차원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것은 김대업·설훈식보다 교묘하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어떻게든 이명박 후보를 쓰러트려서 무능한 정권을 연장해 보겠다는 정치공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청와대와 여권, 여당쪽에서는 자신들 집에 난 불 끄기에도 바쁘다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이 정치공작은 소수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행해질 수 있는 것이다. 국가권력기관을 동원하는 이런 식의 정치공작은 지금 얼마든지 소수에 의해서도 이뤄질 수 있고 그것이 지금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차 X파일 논란이 한창일 당시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청와대 몇몇 비서관이 퇴근을 하고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에 가서 ‘노무현 정권 연장 및 이명박 죽이기’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정보와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청와대 배후설´에 대해 "근거없는 정치공작이자 코너에 몰린 이 전 시장 측이 근거없는 배후설을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이 전 시장 측을 고소한바 있고, 현재 이 전 시장 측과 맞고소한 상태에서 법정공방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 공약을 정부 연구기관이 조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청와대는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도 여기 포함된다고 밝혀 스스로 사실상의 ´대선 개입´을 확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각 부처에서 TF팀이 구성돼 대운하 공약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열차페리공약을 검토중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인데다 최근에는 정부의 대운하 보고서 위변조 논란 속에 수자원공사 고위간부가 이를 언론에 유출한 것으로 드러난 상태.
또 노 대통령은 잇따른 정치적 발언으로 인해 선관위로 부터 선거중립의무 준수촉구 조치를 받자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열린우리당 친노 대권주자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 대해 “권투로 말하면 플라이급이나 라이트급밖에 안된다”면서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최소한 미들급은 된다. 한방이면 그냥 간다”고 했고, 장영달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나 이 전 시장이 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면서 X파일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해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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