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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마린온 추락사고 사흘지나 공식입장…왜?


입력 2018.07.20 13:07 수정 2018.07.20 14:35        이배운 기자

17일 5명 순직 대형사고 발생, 군 3일만 사고개요 설명

수출 차질 우려한듯…CCTV 공개에 부정여론 확산도 한몫

17일 5명 순직 대형사고 발생, 군 3일만 사고개요 설명
수출 차질 우려한듯…CCTV 공개에 부정여론 확산도 한몫


지난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의 잔해 ⓒ연합뉴스 지난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의 잔해 ⓒ연합뉴스

정부가 해병대의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사고가 발생한지 사흘만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병 5명이 순직한 대형사고인데도 사건 진상규명 의지 및 애도 표명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기체 결함설을 일축하는 등 사고 처리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발생 3일째인 19일 청와대에서 심승섭 신임 해군참모총장의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은 후 이어진 환담에서 순직 장병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의 메지를 의식한 듯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같은 날 오후 10시쯤 뒤늦게 철저한 사고경위 조사의지 및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글을 배포했다.

이어 국방부는 20일 ‘MUH-1 사고개요 및 조사 진행 설명’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유가족 분들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조사 결과를 알려 드리겠다”고 전했다. 또 서주석 차관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과 첫 대면을 가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자료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자료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각계에서는 정부가 국산 무기체계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한 탓에 사고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무기체계의 국산화를 통한 기술축적과 수출 활성화를 강조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향후 15년 간 200여대의 수리온(KUH-1·마린온의 원형 모델)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달 방한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수리온을 살펴본 뒤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이후 필리핀 정부는 수리온 구매 검토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듯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사고 관련 질문을 받자 “현재 우리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기체 결함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마린온이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됐고, 기체결함이 명백한 것 아니냐는 부정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자 뒤늦게 민심 수습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CCTV 공개 결정 과정에서 국방부와 청와대가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사고 축소 의혹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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