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스리백 전술이 무서운 상승세로 이어지면서 파브레가스와 오스카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올 시즌 초반 첼시의 메인 전술로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아스날전을 계기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빠른 패스 앤 무브와 기동력에서 아스날에 압도당한 첼시는 공수에서 심각한 난조를 보인 끝에 0-3 완패를 당했다. 아스날전에 앞서 치른 4,5라운드에서도 4-1-4-1 전술로 승리를 따내지 못한 첼시로서는 변화가 필요했고, 콘테 감독은 7라운드 헐시티전부터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다비드 루이스, 게리 케이힐 등 3명에게 중앙 수비를 맡기고,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지스를 좌우 윙백으로 기용했다. 수비 시에는 알론소, 모지스가 후방까지 내려와 5명의 수비 라인을 구축하게 하고, 그 앞에는 4명의 미드필더가 포진해 공간을 최대한 줄이는데 주력했다.
전술 변화 이후 좀 더 많은 자유로워진 캉테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가릴 것 없이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니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마티치는 기본 업무인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공간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올라와 전진 패스를 공급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가 2선까지 내려와 패스를 받고 공을 소유하며 공간을 만들 때 페드로 로드리게스, 에당 아자르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이 잘 어우러지면서 전체적인 공격이 한층 활기를 띠었다.
수비의 안정화와 공격의 다양성을 이끌어낸 콘테의 마법으로 첼시는 최근 리그 4연승과 11득점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오스카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 게티이미지
하지만 파브레가스, 오스카는 완전히 전력 외로 분류된 모양새다. 시즌 초반부터 조커 역할에 그친 파브레가스는 6라운드 아스날전에서 리그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파브레가스의 공식 출전 기록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수비 가담도와 활동량이 떨어지는 파브레가스에 대한 콘테 감독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임대설까지 돌고 있다.
오스카는 시즌 초반 마티치와 함께 2선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아스날전 포함 최근 리그 5경기 모두 선발에서 제외됐다. 7라운드 헐 시티전에서 후반 35분 수비 강화를 위해 교체 투입돼 10분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브라질 출신의 공격형 미드필더답지 않게 완성되지 않은 기술, 투박함, 창의성 부족을 드러내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던 오스카였기에 예견은 됐다.
무엇보다 현재 콘테의 스리백 전술에선 오스카가 마땅히 설 자리가 없다. 캉테와 마티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엔 중원 지배력이 떨어지고, 좌우 측면에서는 드리블 돌파 능력과 침투 능력이 아쉽다.
오스카는 지난달 27일 열린 웨스트햄과의 리그컵 16강전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매우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첼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변화하거나 혹은 이적을 통해 다른 돌파구를 찾는 방법 등 여러모로 빠른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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