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온두라스의 침대축구에 이어 브라질 네이마르도 보복 태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계화면 캡처
아무리 승리가 중요하다지만 올림픽 정신을 망각한 플레이들이 축구 그라운드에서 속출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올림픽 8강전에서 0-1로 패하며 탈락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너무도 아쉬운 결과였다.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두들기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하는데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역습을 허용, 결승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경기 후 축구팬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한 장면은 다름 아닌 온두라스의 ‘침대 축구’였다. 온두라스는 선취골을 넣자 작정이라도 한 듯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시간 지연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특히 종료 직전인 후반 44분에는 공격수 알베르스 엘리스가 자신이 파울을 범하고도 아파 죽겠다며 그라운드에 누워 버렸다. 이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브라질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지만, 엘리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실 한국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었다. 침대축구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실점하지 않거나 선제골을 먼저 넣어야 하는데,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상대 비매너 플레이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신태용호 역시 지난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고의적으로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 온두라스의 경기가 끝난 뒤에는 개최국 브라질이 콜롬비아와 8강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도 과도한 승부욕이 큰 논란으로 떠올랐다.
콜롬비아 선수들은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특히 0-1로 뒤진 전반 38분이 문제였다. 콜롬비아의 레르마는 측면에서 공을 잡은 네이마르의 발목을 고의적으로 차 쓰러뜨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쓰러진 것을 보고 공을 밖으로 내보냈다. 이어 다시 브라질에 볼을 돌려주는 것이 예의였지만, 동점에 눈이 먼 콜롬비아 선수들은 그대로 공격을 진행했다.
결국 브라질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 네이마르가 폭발하고 말았다. 네이마르는 반대 측면까지 쫓아와 콜롬비아 선수를 강하게 밀치며 파울을 범했다. 당연히 옐로카드였다. 흥분을 삭이지 못한 네이마르는 주심의 제지에도 계속해서 콜롬비아 선수들과 입씨름을 벌였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은 올림픽을 부활시키면서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는 승리에 눈이 멀어 올림픽의 숭고한 정신과 이념을 오염시키는 ‘저질 축구’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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