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묶는 할머니‘ 고발한 긴급출동 SOS24

김영기 객원기자

입력 2007.01.31 02:41  수정

회마다 충분한 소재로 ‘씁쓸함’ 남기는 SOS팀..

´손녀 묶는 할머니´

회를 거듭할수록 놀랄만한 소재와 안타까운 사연으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긴급출동 SOS24>. 노예할아버지, 노예청년, 야생소년에 이어 이번(58회, 1월 30일 방송분)에는 손녀를 묶어놓는 할머니와 노예며느리를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자녀들의 이혼이 아이의 탓이라 생각하고,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어린 아이에게 풀던 할머니.

밥을 빨리 삼키라며 간장을 억지로 먹이고, 울면 밥이 튀어나온다고 눕혀버리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SOS팀의 개입으로 해결방안을 찾고, 무조건적 법적대응보다는 가해자의 진단을 통해 치료를 택했다.

노예며느리는 이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소재. 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며느리가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 음식을 주워 먹고, 시어머니에게 노동을 강요받는 모습은 과거 ‘노예 할아버지’와 같은 아픔을 남겼다.

시청률은 22.4%!!

시청률이 20%를 넘는다. 그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긴급출동 SOS24>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정많은 우리나라 사람들. 그런 우리에게 말도 안되는 상황에 처한 이웃의 모습은 안쓰럽고 황당한 일이다.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가장 강한 매력은 해결방안까지 연결한다는 것이다. 한 회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구조를 가져, 마지막에 느낄 수 있는 뿌듯한 해소감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만약 상황만을 소개하고 마무리 되었다면, 자극성 논란만 펼쳐질 뿐,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소리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

긴급출동 SOS2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24>의 뼈대는 이미 오랜시간 방송되어 온 같은 방송사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과 유사하다. 베꼈다거나 따라했다는 식의 유아적 놀림은 아니다.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이웃의 모습을 6mm라는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도구를 통해 보여주고, 이를 완전에 가까운 해결로 마무리 짓는 다는 면에서 그렇다.

아무래도 두 프로그램의 매력은 그 이웃이 멀리 있지 않고, 주변에서 보던 이들이라는 점에 있을 것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들. 옆집에 살 것만 같은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시청자들은 감정을 이입하고, 내 일 인양 분노하는 것이다.

SOS없는 세상, 대한민국을 꿈꾸며..

첫 방송 당시, 기자는 ‘저런 포맷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강렬한 소재가 우리 사회에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분위기는 점점 더 자극적인 쪽으로 흐르고 있고, 불행하게도 SOS팀은 끊임없이 새로운 소재를 보여주고 있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는 해도, 직접 찾아다니며 실제 어이없는 상황을 접하는 제작진들은 넘쳐나는 소재가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고통받는 이웃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사회나 어두운 면은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연하다 치부하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일이다.

소재없어 허덕이길 바라며..

요즘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잘 만든 프로그램’ <긴급출동 SOS24>.. 이 프로그램에 넘쳐나는 소재가 어쩐지 안타깝다. 조금은 소재가 없어 허덕였으면.. 조금은 만들기 힘들다는 푸념도 나왔으면.. 싶은 것은, 재미있지만 안타까운 프로그램을 보며 느끼는 당연한 ‘자가당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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