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2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윤 전 장관은 문 후보 선대위 산하 민주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는다.
문 후보 대선기획단 박영선 기획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문 후보는 최근 윤 전 장관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념-지역-당파 등으로 쪼개진 한국사회가 공존하는 통합의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사회 통합을 위한 역할을 부탁드린다’는 문 후보의 요청을 윤 전 장관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살아온 길이 항상 공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지금 대한민국은 사사롭지 않은 헌신적인 사람 가운데 안정감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슨 일이든 돕겠다”고 말했다고 박 위원이 전했다.
'YS 장관'→'이회창 전략통'→'안철수 멘토'…"난국 헤쳐나갈 지도자 뽑아야"
윤 전 장관은 문재인 캠프에 입성하기까지 여야를 넘나들며 ‘여의도 책사’역을 맡아왔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과 환경부장관 등을 역임했고, 지난 제16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2년 대선 때는 당 기획위원장으로 이회창 후보의 ‘전략통’으로 활약했다.
최근엔 ‘안철수 멘토’로 불리며 안 후보와 함께 전국을 돌며 청춘콘서트를 벌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 원장은 “내 멘토가 300분 정도 되고, 이념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방송인 김제동-김여진씨 등 다양한 사람이 조언해주고 있다”며 윤 전 장관을 ‘1/300’로 격하시켰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정치데뷔 무대’를 염두에 뒀던 윤 전 장관이었다. 결국, 안 후보는 윤 전 장관의 손을 뿌리치고 대선직행을 택했다.
이후 윤 전 장관은 각종 강연과 언론인터뷰 등에서 안 후보에 대한 비판발언을 쏟아냈다. 올해 초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대통령의 리더십과 공공성’ 특강에선 “안철수 원장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남의 도움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은 의사결정이 민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했고, 앞서 시사콘서트에선 “안 원장이 정치적으로 창업하려면 굉장히 도전적이어야 하는데 그런 도전성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또 “명예를 중시하고 흰 옷에 흙탕물이 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결백성, 그런 의식으로는 정치 현실에 도전하는 게 힘들 수 있다”고도 했다. 안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현실 정치에 메시아는 없다. 국민들의 열망을 받아서 한다는 것인데, 그 기대를 어떻게 충족하겠느냐”고 말했다.
"자질과 경험, 능력 갖춘 사람 있나? 그렇다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특히 윤 전 장관은 지난해 10.26서울시장 선거 전부터 ‘대안’을 찾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9월 한반도선진화재단 초청 강연에서 ‘차기 대통령의 조건’에 대해 “새로운 리더십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가가 무엇이냐, 대통령직이 무엇이냐’는 인식이 투철해야 된다”고 말했다. 당시 강연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언론에 나오는 대통령 후보 중에 우리가 가진 커다란 과제를 해결할만한 자질과 경험, 능력 갖춘 사람이 있나? 사실 요즘 ‘대안’이라는 말이 무수히 나오는데,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눈에 안 보이는 지도자가 떨어지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여러 대통령이 있었는데, ‘국가가 뭔지, 대통령이 뭔지’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며 “국가운영의 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도자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성을 의식해야 하고, 국민의 집단의사를 결정하는 관리자라는 인식을 스스로 하고 있어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를 총체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이번 국가최고지도자는 이런 과제를 해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있어야 된다”며 “민주화의 제도적 성과인 사회경제적 평등을 지키는 문제와 민주화 수호의 과제 등이 부딪힐 때 균형있게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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