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나 사나’ 이대호…대폭발 열망 고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11.10.22 00:45  수정

3차전까지 심리적 부담 기술적 부분에도 영향

4차전 홈런포로 부담 덜어..KS행 대호포 예고

중요한 것은 이대호가 4차전 홈런 한 방으로 불안한 심리적 요인을 상당부분 걷어냈다는 점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플레이오프 내내 이대호(29)가 부진에 빠져 있을 때도 “죽으나 사나 롯데는 이대호”라며 “이대호가 살아야 롯데가 산다”고 노래를 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살아나고 있다. 그러자 벼랑 끝에 몰렸던 롯데도 회생했다.

‘빅보이’ 이대호가 홈런포에 불을 붙였다.

이대호는 지난 20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 앞선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플레이오프 17타석 만에 터뜨린 개인통산 포스트시즌 4호포.

홈 부산으로 이끈 한 방이다. 롯데의 홈 승률(0.625)은 정규시즌 1위 삼성(0.621)마저 앞섰다

이대호 홈런이 터지는 순간 문학구장 3루 관중석의 롯데 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이대호를 연호했다. 주황색 물결이 일면서 '부산 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롯데 응원가가 문학구장을 덮었다. 플레이오프 들어 1할대의 깊은 침체에 빠졌던 이대호가 롯데 팬들의 막힌 가슴을 뻥 뚫어준 순간이었다. 게다가 팽팽한 투수전 끝에 이룬 2-0 승리라 이대호의 홈런은 영양가 만점이었다.

물론 이대호가 ‘진짜 이대호’로 완전히 돌아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4차전 SK 선발 윤희상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던 이대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윤희상에 이어 등판한 사이드암스로 이영욱의 바깥쪽 높게 형성된 슬로 커브(107km)를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제대로 맞았다.

어떤 공이든 홈런을 만들어낸 이대호도 대단하지만, 투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명백한 실투였다.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이영욱이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은데 대해 "장타력이 있는 타자에게 느린 볼은 금물이다. 좀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올렸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 타석에서 이대호는 몸쪽 공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좀처럼 스탠딩 삼진을 당하지 않던 이대호가 3차전 박희수 앞에서 당한 굴욕을 또 맛보고 말았다.

사실 이대호는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펼치는 등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SK 공략에 대처하지 못하며 침묵에 빠져있었다. 기대하던 홈런은커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은 0.167(12타수 2안타) 1타점이 고작이었다.

터지지 않아 조급해지다 보니 수 싸움에서도 밀렸고, 한편으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져 배트가 늦게 나오고 밸런스가 무너지는 등 심리적 여파가 기술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며 부진을 부추겼다.

하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이대호가 4차전 홈런 한 방으로 불안한 심리적 요인을 상당부분 걷어냈다는 점이다.

이대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주변에서 안 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다보니 점점 부담이 커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런 하나 치고 인터뷰하기는 민망하다”고 말하면서도 “5차전은 SK가 더 부담이다. 우리는 이 분위기를 살려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며 자신감 있는 눈빛을 드러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타격 7관왕으로 MVP에 선정됐던 이대호는 올 시즌에도 타율 0.357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하며 타율 1위, 홈런과 타점 2위에 올랐다. 최다안타에서는 176개로 1위에 올랐다.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63(16타수 9안타) 2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는 등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타율 0.383(47타수 18안타) 3홈런 10타점으로 가을에도 강했다. 게다가 이대호는 대표적인 클러치 히터다.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내내 부진하다가 연장 10회 정재훈을 상대로 극적인 3점 홈런으로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플레이오프 1~3차전 동안 문제였던 초초함을 털어버리고 마음의 안정만 찾는다면, 부활포를 넘어 롯데의 우승을 견인할 핵심적 카드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마음의 짐을 던 이대호 폭발에 부산 팬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넘어 19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롯데 앞엔 '난적' SK와의 최종 5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대호가 한국시리즈 티켓을 부르는 환상적인 아치를 그려낼 수 있을지, 시리즈 승부의 추를 뒤흔들 강력한 변수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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