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찝찝한 롯데…잠재적 위험 ‘실책’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0.09.16 13:37  수정

대역전극 속 어설픈 수비 ´한 숨´

로이스터 "끝까지 공격 야구"

구단 첫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롯데가 여세를 몰아 ‘천적’ SK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서 1-5로 뒤진 8회말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6-5 승리했다.

특히 막강 불펜을 보유한 리그 1위 SK를 상대로 한 역전승이라 승리의 짜릿함은 배가 됐다. 게다가 SK는 그동안 롯데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대역전극이 일어난 8회를 제외하면 실망 그 자체였다. 바로 시즌 내내 지적되던 선수들의 엉성한 주루플레이와 수비 실책 때문이었다. 따라서 코앞으로 다가온 포스트시즌을 앞둔 롯데에게 실책은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

몇 년 째 나아지지 않고 있는 롯데의 불안한 수비는 이번 포스트시즌의 잠재적 위험요소다.

야구 격언 가운데 ‘공격에서의 실수를 수비까지 가져오지 마라’는 말이 있다. 찬스를 놓친 것에 대한 부담이 수비까지 이어진다면 실책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선수들이 초등학교 야구부에 갓 입문했을 때부터 야구배트를 놓는 순간까지 꾸준히 듣는 말이다.

이날 찬스를 놓친 롯데 선수들의 아쉬움은 수비에서 그대로 묻어나왔다. 3회 좌익수 앞 안타를 치고 나간 김주찬은 곧바로 도루를 시도하다 박경완에게 잡혀 아웃되고 말았다. 곧바로 터진 후속타자 손아섭의 안타가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이후 조성환도 안타를 치며 출루했지만 공이 3루로 간 사이 무리하게 2루를 파고들다 아웃되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3타자 연속 안타가 나왔지만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수비에서 1루수 김주찬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최정의 파울플라이를 놓쳤다. 바로 전이닝에서의 도루자 기억이 남아있던 것이었다. 여기에 유격수 문규현과 포수 강민호의 실책이 잇따르며 1실점.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고 말았다.

강민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민호는 4회말 루킹삼진을 당한 뒤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고, 곧바로 이어진 5회 수비서 포일을 범하며 또다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계속된 수비 실책에 무너진 것은 다름 아닌 선발 사도스키였다.

사도스키는 경기 초반, 각이 예리한 싱커를 앞세워 SK 타자들을 무력화시켰지만 야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다보니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도스키가 내준 3실점(1자책)은 모두 수비 실책에 의한 아쉬운 점수였고, 투구수가 불어난 사도스키는 5이닝만을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사실 롯데 수비수들의 실책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8년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이후 롯데는 늘 미숙한 수비가 지적되어 왔다. 수치로도 2008년 92개(3위)를 비롯해 지난해와 올 시즌, 2년 연속 리그 1위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물론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은 어설픈 실책성 플레이도 다른 팀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롯데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많지 않은 훈련에서도 공격에 치중할 뿐, 수비 연습을 등한시 한다는 비판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실책은 롯데의 가장 큰 불안요소다. 포스트시즌이라는 압박감은 큰 경기 경험이 적은 롯데 선수들을 더욱 움츠려들게 할 수 있다. 더욱이 실책은 투수와 야수간의 불신을 초래하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실제로 롯데가 지난 2년간 준플레이오프에 머물렀던 이유도 결국에는 실책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3경기 연속 실책을 저지른 김주찬을 비롯해 4경기 동안 8개의 팀 에러를 범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올 시즌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주전 선수들의 불안한 수비력은 나아지지 않은 채 팀의 주력으로 도약한 손아섭과 전준우는 대타로만 출전했을 뿐 사실상 올 시즌 첫 포스트시즌을 맞게 돼 극심한 중압감에 시달릴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루키 김수완, 이재곤을 비롯해 한국무대를 처음 밟은 사도스키 등 큰 경기 경험이 전무한 투수들이 선발로테이션을 책임지게 된다. 또한 홍성흔이 돌아온다면 수비력이 크게 모자라는 이대호가 3루로 복귀하게 돼 요소요소에 폭탄을 안고 가게 되는 셈이다.

물론 롯데는 상대 마운드에 맹폭을 가할 수 있는 최강의 공격력을 지니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도 지난 14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뒤 “홍성흔이 돌아오면 경기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에는 다르다”며 여전히 팀 공격력에 무게를 실었다. 과연 로이스터 감독의 극단적인 공격야구가 올 시즌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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