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근 "7월 재보선 전에 인적쇄신 있을 것"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입력 2010.06.15 15:55  수정

<한나라당 초선 5인5색 릴레이 인터뷰③>"대통령연설 문맥 보면 답나와"

"대통령 ´세종시´ 언급 그정도 얘기했으면 야당 아량도 있어야지..."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해 ‘국회 표결처리’를 요구한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이 공을 국회로 넘긴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자료사진)
6.2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내 초선의원들의 쇄신 드라이브가 힘을 얻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청와대 참모와 내각 개편 등 당내 쇄신파들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의사를 밝히자 더욱 그러한 모습이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에 대한 당내 쇄신파의 반응을 듣고 싶었다. 쇄신파의 명단을 들여다보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부터 측근에서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서울 성북갑)이 그 주인공.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82학번)인 정 의원은 이 대통령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정무부시장, 대선후보 시절 수행단장 등을 맡아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래서 정 의원의 이름 앞에는 ‘친이(친이명박)’라는 수식어가 당연하게 따라붙었다.

그런 정 의원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김성식 의원 등과 함께 한나라당 초선 쇄신파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초선의원 51명의 연판장을 돌렸을 때도 정 의원 등이 앞장섰었다.

“이 대통령의 세대교체론 공감, 원론적 수준보다 높아”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린 탓인지 좀처럼 전화 연결이 안 됐다. 정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정 의원에게선 이날 밤 늦게 서야 전화가 걸려왔다. 연속된 회의 참석으로 이제야 연락했다고 했다. 이른바 초선쇄신모임 준비 등에 앞장서고 있는 정 의원의 바쁜 하루가 연상됐다.

정 의원에게 이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그는 “당내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 이상으로 쇄신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가 있었다고 본다”며 “야당에서 일부 비판의 말을 하고 있지만, 국정쇄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신 연설”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세대교체론에 원론적으로 공감했다’는 분석에 대해 “원론적인 공감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청와대와 정부 모두가 자기 성찰의 바탕 위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변화하도록 하겠다’, ‘이 시대를 주도하고 젊고 활력있는 정당으로 변모하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씀은 기본적으로 여당은 세대교체 흐름에 부합해 당도 젊어지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성하는 등의 그런 기조가 청와대와 정부개편에 일정부분 반영될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청와대 참모와 내각 시스템 개편에 대해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시기나 방향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 “전체 문맥을 보면 금방 나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내각의 인사개편 문제는 시기를 얘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간 인사청문회에서 재미를 본 정부가 한 번도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인사검증 문제는 만만치 않은 과제”라며 “그런 게 준비돼야 하기 때문에 전후 문맥상 읽어보면 (시기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은 이미 7월 중순에 개편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청와대와 내각은 7월 재보선 전에 개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전반적으로 꽤 큰 폭이 될 것이다. 이제는 그 내용과 폭을 지켜보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역할론, 얘기하면 할수록 박 전 대표 역할 좁혀”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해 ‘국회 표결처리’를 요구한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이 공을 국회로 넘긴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세종시의 추진 동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국정의 책임자로서 수정안을 제기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정리하고 넘어가야겠지만, (수정안) 철회를 하는 것은 우스운 모양새가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그 정도 얘기했으면 되는 것 아니냐. 야당에서 ‘왜 국회에 떠넘기느냐’고 하는데, 역사의 기록에 남기고 정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 그 정도로 얘기했으면, 그 정도의 아량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사실상 세종시 출구전략을 선택한 것이 친박(친박근혜)과의 갈등 해소의 시초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박근혜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세종시 국회표결처리’ 제안에 대해 “국회로 넘어온 건데... 모든 결정은 대통령께서 심사숙고해서 하지 않겠느냐”고 원론적인 발언을 했지만, 긍정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많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대통령께선 항상 그런 의지를 갖고 계셨다. 다만 진정성 있게 와 닿지 않다 보니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계파 갈등 해소는) 기본적인 문제다.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선 재집권을 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이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셨지만, 그런 의견을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당내에서 제기되는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선 “나는 그간 일관되게 얘기해 왔지만, (역할론을) 얘기하면 할수록 박 전 대표의 역할을 좁힐 수 있다”면서 “박 전 대표께서 조금이라도 역할을 하시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면 논의해도 좋겠지만, 아직 감지할 수 없는 속에서 얘기하면 그건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주는 것일 뿐”이라고 피력했다.

“초선 지도부 출마,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정 의원은 향후 초선쇄신모임의 방향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 개편 문제는 지켜봐야 할 것 같기 때문에 앞으로는 당 쇄신 문제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비대위에 당이 젊어지는 문제와 더불어 국민 전반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문제, 이번 선거에 무기력하게 대응한 문제, 의총 등 각종 회의와 관련해 당의 총의가 수렴되지 않는지, 대등한 당정협의를 얘기하면서 당에선 국정 아젠다 등을 준비하지 못하는지 등 작년 쇄신특위의 논의를 포함해 당이 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논의의 진전이 이뤄진다면 소장파 지도부를 구성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소장파 지도부 출마설과 관련, “나는 출마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내가 출마하면 소장파 모임이 깨질까봐 못 하겠다고 언론 등을 통해 얘기했다”고 손사래를 쳤다.

정 의원은 초선들의 쇄신 드라이브에 대해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권력투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당내 중진의원들은 그런 분이 한 분도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청와대의 일부 참모와 그 영향을 받는 초선 의원들이 얘기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세대교체’에 공감을 하신 상황에서 이런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 대통령을 인근에서 보좌했던 측근으로서 이 대통령을 향해 고언을 쏟아내는 게 곤혹스럽지 않느냐’고.

그는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왕이면 내가 안 했으면 좋겠죠. 그런데 할 사람이 없으면 내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데일리안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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