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수비방해 논란…평정심 잃은 SK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09.10.23 11:07  수정

벼랑 끝 몰린 SK, 민감한 판정문제로 ‘격앙’

‘김상현 주루플레이’에 감정폭발, 팀 분위기 찬물

SK 와이번스가 고비를 넘지 못하고 또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는 완봉 역투를 펼친 KIA 선발 로페즈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0-3으로 완패했다. 시리즈전적 2승 3패.

특히 이날 경기에선 판정 논란으로 인해 SK 선수단이 한때 철수하고, 항의하던 김성근 감독이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퇴장까지 당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이래저래 힘 한번 못쓰고 고배를 마셔야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김상현의 주루플레이에 대해 수비방해라며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뒤집혀지지 않았다.

SK로서는 무엇보다 KIA의 수비방해에 가까운 플레이에 농락당한 것이 아쉬웠다.

KIA가 0-2로 끌려가던 6회 1사 1·2루에서 이종범이 때린 2루수 앞 땅볼타구는 병살타로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SK 유격수 나주환이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슬라이딩하던 김상현의 발을 피하다 넘어지면서 악송구가 나오고 말았다.

그 사이에 2루 주자 최희섭이 홈을 밟았고, 이는 사실상 이날 경기를 결정짓는 쐐기점이 됐다.

SK 벤치는 이에 대해 김상현의 수비방해라며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뒤집혀지지 않았다. 특히 흥분한 김성근 감독이 선수단을 덕아웃으로 철수시키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규정에 따라 심판진은 김성근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SK 선수단은 결국 몰수 패를 당할 위기에 놓여 어쩔 수 없이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이미 사기는 꺾일 대로 꺾인 상태였다.

문제의 장면에서 심판 측은 김상현의 슬라이딩을 정당한 주루플레이로 판정했다. 2루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김상현의 손이 베이스에 닿았고, 발도 높게 들지 않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주루플레이의 선을 넘어서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슬라이딩 과정에서 김상현의 하체가 처음부터 나주환 쪽을 향하여 들어왔다는 점에서 고의성에 대한 의혹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어느 야구인은 "주자가 설사 베이스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저런 식으로 슬라이딩하면 야수들이 정상적인 수비를 할 수 없다. 규정상 발을 높게 치켜드는 것은 안 되면서, 옆으로 걸고 들어오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 라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사실 SK 입장에서는 앞선 5회에도 KIA의 수비방해로 인식될만한 상황이 있었다.

5회 1사 1루 상황에서 조범현 감독은 히트 앤드 런 작전을 지시했으나, 타자 이현곤이 헛스윙으로 삼진을 당했고, 1루 주자였던 안치홍이 2루로 내달렸다.문제는 이현곤이 삼진을 당하고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SK 포수 정상호는 정상적인 2루 송구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정상호가 균형을 잃고 악송구를 하면서 안치홍은 3루까지 진루했다.

정상호는 곧바로 이현곤의 수비방해를 강력히 지적했지만, 판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현곤의 스윙 후 동작이 고의적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연결 동작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5회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이때부터 김성근 감독과 SK 측은 판정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것이 결국 6회 김상현의 석연치 않은 주루플레이에서 폭발하고 만 것이다. SK로서는 이래저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승부였다. [데일리안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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