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망발’ 국가대표 언행에 병역특례 개편 움직임, 다른 나라 사례는?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10.06 13:01  수정 2026.10.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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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모 쓰고 “군대 안 가요” 언행에 불붙은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논란

정치권도 “병역특례 제도 손 봐야” 한목소리

병역 부담 줄여주는 대만, 이란 정도 제외하면 입영 시기 늦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차지한 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서 남자축구 금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선수들이 병역 혜택과 관련한 경솔한 언행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경기 직후 불거진 일부 선수의 경솔한 우승 세리머니와 실언은 병역특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사회인 야구대표팀으로 이뤄진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야구대표팀에 이어 21세 이하로 팀을 꾸린 일본을 누른 축구대표팀도 병역 논란에 휩싸이면서 1973년에 도입돼 50년 이상 유지돼 온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이 기회에 폐지하거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 ⓒ 데일리안DB
농구대표팀·과거와는 달라진 여론,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서 구기 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금메달을 획득한 농구대표팀만 해도 여론은 우호적이었다.


농구대표팀이 준결승서 우승 후보 이란을 격침 시키고, 결승서 개최국 일본을 격파하고 12년 만에 정상에 오르자 모두가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에이스로 활약한 이현중의 미국프로농구(NBA) 도전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보도가 쏟아졌고, 아무도 1군 전력을 내세우지 않은 일본을 꺾은 공로를 폄하하지 않았다.


과거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전성기에 경력 단절 위기를 넘길 때는 국민들이 이들의 병역 혜택을 지지했다.


과거 박찬호, 추신수, 손흥민 등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많은 축하와 박수를 받았다.


손흥민의 경우 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이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패해 메달 도전이 좌절되자 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유럽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던 손흥민을 향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손흥민 대신 내가 군대가겠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BTS가 대신 군대 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손흥민은 2년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 부담 없이 유럽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갔고, 이후 EPL 득점왕에도 오르며 제대로 국위선양을 했다. 당시만 해도 축구 선수들의 병역 혜택은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졌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획득한 후배들의 실언으로 병역특례가 도마에 올랐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유 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소양 교육을 통해 인터뷰 스킬부터 교육을 많이 했지만, 모든 선수의 발언을 통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발언이다. 국가대표 선수답게 표현에 품위를 갖추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국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소양이 부족했던 국가대표의 경솔한 언행이 병역특례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논란의 발언을 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장 이기혁. ⓒ 대한축구협회
병역 특례 제도, 손 본다면 어떻게?


국방의 의무를 마치 ‘징벌’처럼 여기는 듯한 선수들의 태도가 잇따르자 아예 병역 특례 제도를 손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정치권에서도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데 선수들이 흘린 땀과 국가대표로서 거둔 성취를 생각한다면 당장 폐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병역특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면 다른 나라의 사례들도 참고할 만하다.


한국처럼 국가대표 선수가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땄다고 해서 병역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나라는 대만과 이란 정도다.


반면 싱가포르, 이스라엘, 튀르키예,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위스, 덴마크 등은 선수가 메달을 따더라도 자동으로 병역을 면제해주지 않는다.


싱가포르의 경우 입영 시기를 최대한 늦춰준다. 세계 톱클래스급 선수에게 올림픽 등에 출전할 수 있도록 입영 시기를 늦춰줄 뿐 병역 의무는 그대로 부과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접영 100m에서 싱가포르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조지프 스쿨링은 병역 면제를 해주지 않는 자국 정책에 따라 2021년 입대해 2년간 복무했다.


튀르키예도 일정 조건을 채운 선수가 만 35세까지 입영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


입영 시기를 늦추는 것은 현재로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20대에서 30대 중반까지 한창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내고, 은퇴 후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재능기부 형태로 일정 기간 사회복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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